국내 물 처리 전문 중소기업이 재난 상황에서도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케이시스(대표 김용)는 정수 시설을 패키지 형태로 개발한 'BWRO 시스템'을 국내 공기업과 일본 등에 수출했다고 24일 밝혔다. BWRO 시스템은 기수(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물)를 역삼투압(RO) 방식으로 정수하는 장비다.
케이시스의 정수시스템은 재난 상황에서도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물 처리 시설이다. 국내에서도 인천 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해 이동이 가능한 패키지형 물 처리 시설에 관심이 높아 가고 있다.
케이시스는 소규모 마을 정수나 학교·병원 급수시설용으로 BWRO 패키지 시스템을 공급했다. 건설·산업 현장이나 호텔·리조트 등 급수, 음용수 생산 시설 등으로도 활용된다.
회사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에 이동식 정수 설비를 공급했다. 극한 재해 등으로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원이 고갈되거나 부족할 경우 바닷물을 정수해서 공급하는 장치다. 500GPM(하루 2700톤 규모)의 정수 능력을 자랑한다.
일본에는 바닷물을 먹는 물 수질 기준까지 처리하는 컨테이너형 정수 설비를 수출했다. 하루 2000톤 규모다. 1인 사용량 335ℓ를 감안하면 6000명이 사용하고 마실 수 있는 양이다.
학교나 작은 마을에 긴급하게 투입할 수 있는 이동형 소형패키지도 공급이 활발하다. 케이시스는 국내 농촌 마을에 주민 100여명을 위한 급수 시설을 1박2일 만에 구축, 편의성을 입증했다. 한 달 동안 시운전한 후 지역 주민에게 정수된 물을 공급했다.
이보다 앞서 2016년에는 몽골에 제품을 수출했다. 공급한 곳은 4000명이 이용하는 학교다.
케이시스는 종합 물 처리 설비 설계 및 제작 회사다. 2010년 설립 이후 정부의 물 처리 시스템 연구개발(R&D) 사업을 하며 기술력을 다졌다. 2012년 한국수자원공사 협력사로 등록한 후 2013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모듈형 물 처리 시스템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2016년에는 자체 표준 RO 장비 'K 시리즈'도 개발했다. 2017년 상반기에는 200만달러 규모의 물 처리 설비 수출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성과로 공장 규모를 2011년 200㎡에서 2017년 3300㎡로 10배 이상 확장했다.
수처리 시설의 연구개발과 설계를 위한 시스템 3D 모델링 사업도 한다. 모델링과 동시에 BOM을 출력하고 사전 모델링 검토로 최적의 장비 설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산 불량율 감소는 물론 경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김용 대표는 26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종류의 물 처리 설비를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최적화해서 설계·제작하고 있다”면서 “최근 재난 상황에서도 긴급하게 투입할 수 있는 물 처리 시설 수요가 많아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시스 현황>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