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다. 3년 반 동안 총 1367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으로,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이 일제히 입찰에 뛰어든다.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초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구축 추진단'을 발족한 후 디브레인 차세대 사업 통합 발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미 발주 준비는 상당 부분 마무리한 상황이다. 기재부는 디브레인을 첫 가동(2007년)한 지 12년이 지난 사실을 고려해 전면 재구축 수준의 차세대 사업을 추진한다.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은 대기업 입찰 참여가 제한되지만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협의를 거쳐 예외로 인정받았다. SW산업진흥법상 '국방·외교·치안·전력, 그 밖에 국가안보 등과 관련된 사업으로서 대기업인 SW사업자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과기부 장관이 인정해 고시하는 사업' 조항을 적용했다.
디브레인은 중앙정부 예산 편성·집행, 자금관리, 회계결산을 통합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하루에 업무 처리 47만건, 전자자금 이체 8조원이 이뤄진다. 차세대 사업이 부실하게 추진되면 국가재정 전반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기부 관계자는 “'국가안보'를 사유로 대기업 입찰 참여가 필요하다는 기재부의 신청을 접수, 심의를 거쳐 승인했다”면서 “모든 기업이 제한 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년 반 동안 1367억원(올해 18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인 만큼 국내 대기업이 대거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C&C는 입찰 참여 계획이 없는 반면에 삼성SDS, LG CNS는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국가 재정 사업 등 관련 분야에 실적이 있는 중견·중소 IT서비스 업체 상당수가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당초 상반기 내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구축 추진단을 발족,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와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추진단 구성이 지연됐고, 사업 시작도 함께 밀렸다. 당초 계획대로 2022년 차세대 디브레인을 가동하기 위해선 스케줄 관리가 중요하다.
추진단은 국장급 단장 중심의 총 22명으로 구성된다. 총괄기획과, 시스템구축과, 재정정보공개과 등 3개 과로 업무를 분장해 차세대 사업을 총괄한다. 기재부는 추진단과 함께 정보통신예산과 신설 계획도 밝혔다. 기존 정보화예산팀을 확대 개편한 정보통신예산과는 정보화를 포함한 정보통신 분야, 과기부 소관 방송·통신 관련 예산 업무를 담당한다. 기재부 산업정보예산과는 산업중소벤처예산과로 개편되며, 정보화 관련 업무를 떼어 낸다. 연구개발예산과는 방송통신 등 업무를 떼어 내고 연구개발(R&D) 예산 업무에 집중하게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보화 예산 규모가 커지는 등 정보통신 사업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개편”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