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소기업 투자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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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경영애로 및 하반기 경영전략 조사' 결과를 인용해 조사 대상 중소기업 500개사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투자 확대나 신사업·신기술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 비율은 전체의 13.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설문에 응한 중소기업의 86.4%가 올해 하반기 투자 확대나 신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86.4% 응답자 가운데 60.2%는 올해 하반기에 내실을 다지겠다, 26.2%는 사업 축소 등 생존 우선 전략을 취하겠다고 각각 답했다. 중기중앙회 측은 하반기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소극적인 경영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업종과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중기중앙회 설문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경기 악화를 더 실감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1.2%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영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전된다는 응답(11.0%)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매출, 영업이익, 자금조달 순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출과 이익을 가장 걱정한다는 응답은 그만큼 소비가 죽었다는 이야기다. 현장에 있는 경제 주체는 이미 경제가 활력이 떨어졌으며, 경기도 어둡게 보고 있다.

경제는 흔히 심리라고 말한다. 당장 경기가 힘들더라도 살아나리라는 희망이 있다면 경제 역시 회복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비관적으로 본다면 당분간 경기 회생은 요원한 것이다. 경기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신호가 무감각이다.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 조차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화되면 장기 침체로 이어진다. 정부는 특단의 경제 부양책을 고민해야 한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을 제대로 뛰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까지 시장을 포기하거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자칫 정책이 현장에서 겉돌고, 나아가 정부를 불신하는 사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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