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달리는 배터리? 5분 내 초급속 충전? 전기차 상식 오류

최근에 전기차의 주행성능과 충전속도가 점차 개선되면서 전기차 관련 정보가 잘못 알려지고 있다. 한 번 충전에 500~600㎞를 달리는 배터리가 나온다거나 완전 충전까지 5분 내 가능하다는 것은 정확히 들어맞는 표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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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첫 배터리 전기차 이트론(e-tron).

전기차 업계가 잠재고객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으로 '500㎞ 이상을 주행하는 배터리'와 '5분 내 초급속 충전' 등이 꼽힌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배터리의 물리적인 양에 비례한다. 이는 내연기관차의 연료탱크와 같은 원리다. 전기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배터리가 크면 클수록 보다 멀리 간다. 그렇다고 배터리를 많이 장착하는 게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배터리를 많이 달면, 차가 무거워져 전비(전기차 에너지효율)가 떨어지고, 또 완전 충전까지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무작정 배터리를 늘리지 않는 게 자동차 업계의 기본적인 상품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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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다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이전보다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현재 국내외 판매 중인 전기차 배터리는 부피 질량 ㎏당 약 200~250Wh 전기에너지를 담고 있다. 실리콘(Si)·흑연(GR) 음극재 브랜딩 기술과 양극재 NCM(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90%, 5%, 5%인 '9½½ 배터리'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종전보다 20~30% 이상 밀도가 개선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는 2022년이면 1㎏당 전기에너지 300~350Wh 수준에 배터리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같은 공간에 20~30% 에너지를 더 담을 수 있게 되면서 주행거리도 그 만큼 늘어난다.

5분 만에 충전되는 전기차 역시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전기차 충전은 크게 차량 내 배터리시스템과 외부 충전기로 구성된다. 최근 1시간 동안 최대 400㎾ 전기를 충전하는 초급속충전기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초고압의 전기를 받아들일 전기차는 아직 출시된 바 없다. 충전기(400㎾급)만 따지면 5분 내 충전도 가능할 수 있지만, 이를 수용할 전기차가 없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포르쉐 '타이칸'이 350㎾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다. 다음으로 아우디 '이트론', 테슬라 차량 등이 150㎾ 수준이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 '니로EV' 등은 최대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 수치마저도 완벽하지 않다. 실제 충전 속도는 제원에 나온 수치보다 최소 10%가량 낮다. 업계는 2022년 이후에 출시되는 전기차부터 400㎾급 초고속 충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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