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핀테크 전도사'로 현장 행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중금리 대출 활성화, 카드수수료 인하 등 포용적 금융을 우선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외부 일정 대부분을 핀테크와 혁신금융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의 모든 핀테크랩을 방문하며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의 협업을 통한 혁신금융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이 올해 새롭게 개소한 금융권의 모든 핀테크랩을 방문하며 현장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4월 3일 우리은행의 디노랩 개소식 참석을 시작으로 NH농협은행의 NH디지털혁신캠퍼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까지 한 주만에 연거푸 세 군데를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달 부산을 방문해 IBK창공 부산 3호점 개소식에 참석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DGB금융지주가 설립한 DGB피움랩 개소식에 참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DGB금융그룹 외에도 BNK 등 지방소재 금융기관이 핀테크랩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빠짐없이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최 위원장의 올해 상반기 주요 외부 일정 가운데 대부분은 혁신금융과 핀테크 육성을 위한 행보가 차지한다.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 오픈행사, 마포혁신타운 착공식, 2019 코리아 핀테크 위크, 오픈뱅킹 활성화 간담회, 국민은행 정맥인증 서비스 개시 현장방문 등 핀테크 육성과 기존 금융권의 혁신금융 관련 굵직한 행사에는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 위원장의 행보는 주로 포용적 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을 위한 간담회,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와 같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을 제외한 대부분 일정은 중금리 대출, 서민금융대책 같은 민생 친화 현장에 할애했다.
실제 혁신금융과 관련해 금융위가 굵직하게 발표한 정책만도 자본시장 혁신방안, 자본시장 혁신과제, 혁신금융 추진방향 등 크게 세 차례나 된다. 주요 대책의 후속·세부정책만도 약 50여개에 이른다.
최 위원장은 25일에도 금융투자업의 인가단위 축소와 등록단위 신설, 절차 및 심사요건 완화, 투자자예탁금 정비 등을 핵심으로 하는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 간담회에 직접 참석할 계획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정부 내각 가운데 혁신성장 관련 정책을 지속해 내놓는 부처는 금융위원회 외에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면서 “최 위원장 스스로도 혁신금융을 통한 혁신성장을 이끄는 것을 최고 과제로 여기는 듯하다”고 전했다.
앞서 이재웅 타다 대표와 벌어진 설전도 최 위원장의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반응이다. 당시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타다 서비스 논란과 관련해 정부의 규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최 위원장은 “이기적이고 무례하다”며 “혁신 사업가도 사회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기업인의 목소리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구도다.
총선 차출설도 끊이질 않는다. 21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으로 발탁되면서 경제부처 장관 교체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파다하다. 후임 경제부총리에 선택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다”면서 “앞으로의 일은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