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34%, 이자낼 돈도 못 벌었다

이자 비용을 감당할 능력조차 되지 않는 기업 수가 2010년 이후 8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상태가 3년 동안 이어진 소위 '좀비 기업' 비중은 14.1%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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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은 지난해 32.1%를 기록했다. 해당 비중은 전년 대비 2.4% 오르며 2010년(2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하는 업체를 의미하며, 그 상태가 3년간 지속되는 곳은 '좀비 기업'으로 통칭한다.

전체 기업 중 '좀비 기업' 비중은 14.1%에 달했다. 전년 대비 0.4%포인트(P) 확대됐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만인 기업 비중은 20.4%로, 전년보다 1.4%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재무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중소기업 중 34%가 이자조차 내지 못했다.

신호순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대내·외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방 산업에서 설비 투자가 부진했다”며 “업황 충격을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더 크게 받은 만큼 주의 깊게 살펴봐야한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 숙박음식(57.7%), 조선업(54.9%), 부동산업(42.7%), 해운업(39.8%), 자동차(37.8%) 등이 높게 나타났다. 수익성이 저하된 반면 차입비용은 오른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요인별 기여도를 보면 수익성이 -0.4배를, 레버리지는 0.1배를, 평균차입비용은 -0.2배를 기록했다.

경영여건이 악화되면 기업 채무상환능력이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한은이 기업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평균 3%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조사한 결과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9에서 5.1로 낮아졌다. 대기업은 7.5에서 6.6으로, 중소기업은 2.5에서 2.1로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됐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도 32.1%에서 37.5%로 높아졌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역시 32.1%에서 38.6%로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기업 신용 위험을 선제 관리하는 한편 자본을 확충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야한다”며 “특히 수출업종 기업은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영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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