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험인증기관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험 설비를 확충하면서 사업 확대 채비에 나섰다. ESS 시험인증 분야에 대비해 사업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정부가 ESS 화재 안전 기준을 강화하면서 향후 시험인증 설비 확대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0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수도권 인근 지역에 '이차전지 시험평가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과 인천 청라국제도시 등에 분산돼 있던 이차전지 시험동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ESS 배터리는 물론 전기자동차 배터리 성능·안전성 평가, 중소형 이차전지 시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KCL 관계자는 “시험동은 내년 안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배터리 시험을 담당하는 융합본부 전기전자센터 인원도 최근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KTR는 이동형 ESS 시험 장비를 최근 구입하고 내년부터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비상발전기용이나 마이크로그리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산간 오지 ESS에 직접 접근해 성능과 안정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시험 장치에 대한 실증 실험을 하고 있다. 장비는 ESS '라운드트립(round trip) 효율 시험' 등 성능 검증과 함께 열노화·누설전류 등 안정성도 테스트할 수 있다. ESS 제조업체 티팩토리와 한국전력과 함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KTR 관계자는 “티팩토리가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에 한국전력과 함께 참여하면서 사업을 준비한다”며 “내년 4월 과제를 완료하면서 이동형 ESS 시험평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L은 지난해 충남 천안시에 구축한 '중대형 이차전지 시험인증센터'를 중심으로 정부 ESS 안전대책에 따른 후속 사업을 준비한다. KTL 중대형 이차전지 시험인증센터는 축구장 3분의 2 수준인 연면적 5435㎡ 규모로 만들어졌고 약 100종 시험 장비를 구축했다. 정부 ESS 안전대책에 따른 후속 사업이 구체화하면 관련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시험인증기관이 신성장산업인 ESS 시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가 이달 ESS 화재 안전대책을 발표하면서 후속으로 나올 시험인증 체계 강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ESS 사고원인 조사결과 및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ESS 시스템 인증을 위한 국가(KS)표준을 제정했다. ESS용 대용량 배터리·전력변환장치(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삼는 등 국가통합(KC) 인증도 강화할 예정이다.
관련 기관 한 관계자는 “ESS 통합관리체계에 대한 필요성은 화재사고 이전에도 업계에서 제기돼왔다”며 “향후에는 ESS 통합관리체계를 위한 시험인증 설비 확충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