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희의 스마트팩토리 이야기] (2) 스마트팩토리와 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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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데이터 분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자재 수급부터 제조과정 및 물류와 최종 공급까지 전 단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물동량 파악 후 잊혀진다. 자동화된 생산 설비는 이미 수많은 센서를 내장하고 있으나 이는 PLC가 제어하기 위한 목적이며 인디케이터에 표시되는 데이터는 휘발성이 대부분이다. 신선도 관리를 위한 온도계는 임계치 초과 시 경보가 목적이며, 불량 판단을 위한 머신 비전 및 컨베이어에 설치된 로드셀도 오프라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장 버려지는 데이터만으로도 실시간으로 누적 가공 분석하기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동화 라인의 HMI가 현장 관리자를 위한 용도라면, 수집 분석 가공된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표출하는 대시보드와 리포트는 경영 관리자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지속 누적된 방대한 용량의 데이터를 어떠한 목적성에 따라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일반적인 빅데이터 분석이라면,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데이터 처리는 빠르게 생성되는 정형화된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과 가공 및 생산 현장으로의 재반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데이터 흐름은 설비나 원자재가 가지고 있는 원천 데이터, 여기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센서, 센싱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게이트웨이(또는 트랜스미터), 전송로 역할의 통신 설비 및 데이터 레이크에 해당되는 서버, 분석 가공된 데이터를 생산 현장 또는 운영자 화면 및 또 다른 애플리케이션 서버로 전송하는 API에 의한 연속 공정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에서 활용되는 데이터는 크게 생산관리, 품질관리, 설비관리, 에너지관리 및 안전관리로 구분된다. 온오프와 같은 접점 전기신호를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는 생산량 카운트와 같은 단순 집계와 가동률 등이 필요한 생산관리에 이용되며 이는 생산관리시스템인 MES와 연동된다. 온도, 습도, 농도, 압력, 무게 등의 아날로그 데이터는 제품의 품질 유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며, 상호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원가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류 센서에 의한 설비 부하 패턴 및 진동 주파수 등의 데이터는 기계학습 및 AI 알고리즘과 같은 분석 기법을 거쳐 기계설비 예지보전에 이용될 수 있고 이는 정비료 및 에너지 절감을 위한 중요 데이터다.

정부 주도하에 제조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생산관리를 위한 MES 구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작업지시서를 출력해 붙이거나 엑셀 차트에 생산량을 입력해 업로드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센서 및 바코드에 의한 집계와 POP를 이용한 관리 연동만으로도 훌륭하다. 적어도 현장 작업자의 입력 오류나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품질관리를 위한 불량 판정과 그 원인 분석을 위한 기초 데이터까지 집계될 수 있다면 스마트공장 첫 단계 사업은 완성했다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설비관리다. 설비는 일관된 품질 유지와도 관련되지만, 운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지보전으로 정비료 절감과 동시에 다운타임 감소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설비를 양호한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이 모든 비용이 생산 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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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과 전류 데이터를 분석해 기계설비 상태를 원격 관리하는 예지보전(PdM) 화면/제공: 울랄라랩

제조설비 유지관리가 순회 점검과 계획정비에서 기계의 운전 상태를 수치와 그래프로 표현하는 상태관리기법인  CBM(Condition Based Maintenance),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해  장애 탐지와 수명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PdM(Predictive Maintenance)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견기업 이상은 자체 정비팀 운용과 함께 빠른 수리를 위한 예비부품을 보유하고 있으나 많은 중소기업들은 외부 설비 공급사들과의 정비계약을 통해 순회 점검 및 고장 시 출동 서비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연속공정인 경우 어느 한 설비가 장애를 일으키면 전 공정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자동화 공정에서의 설비 장애는 불량품 연속 양산으로 재생산을 초래하거나 납기 지연을 유발해 기업에 큰 손실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지보전은 필수 항목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관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매년 1만여 명이 업무상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고 사고성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2018년 기준 1,971명으로 집계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 현장에서의 안전관리도 큰 문제지만, 제조 현장은 유해물질 누출관리를 위한 센서의 투입과 더불어 설비의 이상 징후 분석을 통해 산업재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대부분의 큰 사고는 전조와 징후가 있다. 컴프레서를 이용 대형 탱크에 가스를 압축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가스 플랜트의 경우, 탱크 내부의 압력과 온도, 컴프레서의 과부하, 파이프의 크랙 등을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설비 이상 여부를 사전에 탐지 및 경보함으로써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며 이의 적절한 표현과 전달이 관건이다. 전체 공정을 한눈에 파악하는 대시보드와 이벤트의 즉각 처리를 위한 경보관리시스템,  분석된 결과치를 그래프와 도표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표현하는 기법, 주기별 통계 및 리포트는 관리 측면의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아울러 현장 설치형 POP와 휴대용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생산 파트별 화면 서비스가 요구되며, 정비 담당 실무자에게는 설비의 내부 데이터를 분석된 결과치와 함께 한 화면에 보여주는 증강현실(AR)이 검토되고 있다. 원격 유지보수(remote maintenance) 측면에서 설비 운전 상태를 표출하는 HMI와 같은 화면을 현장 책임자와 원격지 전문가가 동일하게 보면서 협업 점검할 수 있는 화면 복제 기술도 개발되어 투입되고 있다.

울랄라랩 안동희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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