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정보통신 활성화를 위해 정부 투자를 늘리는 게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양자기술 기반 융합 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 혁신도 중요한 입법 과제로 부상했다.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이 주최한 '미 허드슨 연구소 아서 허먼 박사 초청 특별 대담'에서 양자정보통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법률이나 정책을 만들 때 양자보안 수요를 창출하도록 해 달라”며 정부의 선제적 투자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는 장기간 보관될수록 가치가 높으며 미래 해커의 집중 공격대상 역시 장기간 보관 데이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중요한 공공 데이터 등을 양자기술로 암호화하는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양자 관련 예산을 145억원에서 245억원으로 늘렸지만 아직 작은 규모”라면서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이 법률을 발의해 훨씬 많은 예산으로 우리나라가 퀀텀시대 대비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허먼 박사는 “초기에는 정부가 투자해야 한다”며 “상업화하면 미래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의원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박 사장 발언에 공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글로벌 퀀텀 밸리를 조성해 테스트베드를 상용화할 수 있는 융합생태계를 제안하고자 한다”면서 “5G 기반 자율주행차 등 보안 유지에 양자정보통신을 적용하는 등 시범사업 활성화와 과감한 예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를 중심으로 규제혁신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모든 과정에 규제가 존재하며, 규제를 해소하는 게 입법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과감히 적용해 글로벌 생태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자정보통신 추진 속도를 내는데 걸림돌로 작용한 산업계와 학계 내부의 주도권 경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양자 개발에 대해 산업계와 학계·연구계 내부 의견일치가 안 돼 최초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한 이후 2년을 허비했다”면서 “거국적으로 연구개발(R&D)에 협력할 방법에 대해 조언달라”고 허먼 박사에게 질의했다.
허먼 박사는 “미국에서도 IBM, 벤처기업, 대학 등을 중심으로 여러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여러 그룹이 싸우겠지만 표준이 제정되고 나면 상업적 기반이 조성되면서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양자정보통신 '풀 스펙트럼'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초 실험부터 상업화까지 모든 것 아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