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실시되는 21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불었던 제3 정당의 바람이 다시 한 번 불 수 있을까.
당시 국민의당은 양당 독식체제 종식, 제3 정당 필요성을 강조하며 약진했다. 원내 38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며 현재 '바른미래당'이 됐다.
최근 바른미래당을 보면 2016년 같은 제3 정당으로의 약진은 어려울 것 같다. 바른미래당이 어떤 정치적 비전이나 대안을 내놓기는커녕 계속해서 권력 다툼만 하고 있어서다. 재보궐 선거 참패,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은 피로감을 느낀다.
물론 싸우는 게 정치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이 여러 의견을 놓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하다. 갈등과 이견이 없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국회에 상존하는 갈등과 이견을 조정하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이 토론과 협상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비전과 미래, 민생과 민심을 향한 발걸음보단 계파 간 당권 싸움만 반복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 안철수계, 바른정당계는 당권 싸움을 하며 스스로 내년 총선 승리와 담을 쌓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 의원이 내년에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오는 게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정당 목적인 정치권력 획득과는 멀어지고 모두가 지는 길로 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계속되는 '우클릭' 행보, 더불어민주당의 경제정책 실책으로 등을 돌린 무당파와 중도 세력이 늘고 있다. 거대 양당이 놓치고 있는 철학 있는 보수와 기업인의 현실 감각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바른미래당의 살 길이 열린다. 지금처럼 각 계파가 공천을 염두에 둔 당권 싸움만 한다면 2020년 제3 정당, 다당제 길은 사라질 것이다. 냉혹하지만 민심은 이미 떠나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