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세계화로 인한 해외 충격에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 개혁을 해야한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2019년 한은(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고 경제의 체질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아울러 거시경제정책의 적절한 운영을 통해 국내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K 국제컨퍼런스는 경제학계와 각국 저명 인사들이 모여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연례 행사다.
이 총재는 글로벌 무역, 금융 연계성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통화정책을 자율적으로 펴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연계성이 약화할 경우 국제분업과 기술확산이 위축되면서 막대한 조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고 내수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 격화로 승자와 패자가 생겨났고, 성장의 혜택도 균등하게 배분되지 못했다”며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최근 수년 사이에 일부 국가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슬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의 쇠퇴)'라는 신조어를 언급하며 각 국간 경쟁만 심화됐을 뿐 연계성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에 뒤쳐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비교열위 분야의 노동자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원활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며 “글로벌 연계성은 상품뿐 아니라 아이디어, 지식, 혁신이 교류·전파되는 중요한 통로가 된 만큼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이 통로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무역분쟁의 해법을 조속히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통화정책 운영 개선점을 살펴보고 새로운 정책 수단을 개발해야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