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를 5%로 좁히며 턱 밑까지 추적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위 자리를 겨냥했지만 미국 거래제한 조치 여파가 확산됨에 따라 점유율 격차는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26%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2위인 애플을 가볍게 따돌리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좁혔다.
화웨이는 1년만에 점유율 11%포인트(P)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0%에서 31%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애플은 23%에서 21%로 하락하며 3위로 밀려났다.
아빌라시 쿠마르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총 30%에 이른다”며 “화웨이 아너 시리즈가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해외 진출을 위해 집중 공략하는 시장이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샤오미, 오포 등도 중저가형부터 프리미엄 라인업, 5G 모델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당초 하반기에도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 제조사가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시장 구도에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7월 역국 출시가 점쳐졌던 화웨이 5G 폴더블폰 '메이트X' 등은 이미 통신사 예상 출시 목록에서 삭제된 상태다.
삼성전자가 중국 제조사 저가 공세에 대응해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 개편, 상품성을 개선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조치는 향후 유럽 경쟁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