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와이파이(와이파이7)는 5세대(5G) 이동통신에 버금가는 무선랜 기술 진화 결정판이다. 5G 활성화에 발맞춰 개발될 예정인 초실감 미디어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해 SK텔레콤 등 우리나라 기업의 선제적 기술개발 대응과 더불어 6㎓ 대역 등 비면허 주파수대역 추가공급 등 정책 지원이 필수다.
◇와이파이7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는 이달부터 'IEEE 802.11be 태스크그룹(TG)'을 결성,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 컨소시엄이 글로벌 기술개발 시작과 동시에 개발에 착수했다.
IEEE는 와이파이7에 대해 △최대속도 30Gbps △운용 주파수 확대(2.4㎓·5㎓·6㎓) △주파수 집성기술 적용해 최대 320㎒폭 활용 △복합 재전송기술(H-ARQ)을 활용한 데이터전송효율 제고 △무선공유기(AP) 간 다중협력통신을 통한 체감성능향상 △단말기·AP간 최대 16개 안테나 활용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성능은 5G 기술 요구사항을 무선랜에 적용한 것과 다름없다.
이전 세대인 와이파이6(802.11ax)의 최대 9.6Gbps 전송속도에 비해 세 배 이상 빠르고 주파수 활용은 갑절 이상 높아진다.
5G를 넘어 전송속도 확보는 물론, 실감형 콘텐츠 즉각 전송을 위한 지연시간도 짧아진다. 단말기와 AP가 고도로 밀집한 환경에서도 지능형 기술을 적용해 안정적 통신이 가능하다.
와이파이7은 5G 혁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필수기술이 될 전망이다. 5G 트래픽을 분산시키며 확실한 보완재 역할이 가능하다.
◇왜 필요한가
1인당 데이터트래픽이 수백GB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5G 시대에는 이동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만으로는 트래픽 수용에 한계가 분명하다.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와이파이7은 5G 시대 끊김없는 미디어 서비스를 위해 필수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와이파이7의 30Gbps급 전송속도는 5G 시대를 맞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8K급 초고화질 영상 스트리밍과 초고해상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초실감 혁신 콘텐츠 전송에 적합하다.
이용자는 외부에서는 이동통신에 접속하고 집안 등 실내에서는 데이터요금에 대한 우려로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와이파이7은 사용환경 간 격차를 줄이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이동통신사 트래픽 분산을 위해서도 와이파이7이 중요하다. 이통사는 도심 관광지와 백화점과 터미널 등 인구밀집지역에서 와이파이망을 구축해 트래픽을 분산하고 있다. 5G 시대에는 트래픽 밀집이 보다 심화될 수 있다. 28㎓ 이상 5G 고주파대역의 경우 주파수 특성상 전파가 벽을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버리지가 낮다. 이용자 사용환경과 특성 등을 감안해 이통사는 전략적으로 펨토셀, 와이파이7 등을 선택하며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선택지가 넓어진다.
◇전망과 과제는
와이파이7이 상용화되면 무선 데이터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 진화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활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와이파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광고 플랫폼과 접목하는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등장했다.
와이파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이동통신 단말기 이외에 다양한 기기에 접목되며 파괴력이 커질 전망이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200억개 기기가 와이파이를 탑재해 출시됐다. 와이파이는 글로벌 무선 데이터트래픽의 약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와이파이7을 선제 개발은 글로벌 표준특허 선점을 통한 새로운 수익화는 물론, 혁신 아이디어 상용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충분하다는 방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와이파이7 등 혁신 기술이 활성화하도록 각국 규제 기관이 비면허 주파수대역을 추가 공급해달라는 요구가 높다.
애플, 구글, 인텔, 퀄컴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6㎓대역(5925~7125㎒)을 비면허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추가공급, 기술기준 마련 등을 서둘러야 할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와이파이7은 단순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와이파이는 특성상 비면허 대역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에 비해 안정성과 보안성 면에서 취약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스마트 공장 등 초민감형 서비스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