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개인사업자, 돈 빌리기 더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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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가계·개인사업자 대출이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을 비롯해 전방위 대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목표비율을 도입하고 상호금융권은 집단 대출 관리기준을 높인다. 이외에도 중고자동차 과다대출 방지를 위해 검증시스템을 구축하고 한도를 시세의 110% 이내로 제한한다.

금융위원회는 9일 금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2금융권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관계기관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금융감독원, 신협·새마을금고·농협·수협·산림조합·저축은행중앙회·여신금융협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2016년 12.9%, 2017년 6.7%, 2018년 2.9%를 기록하는 등 점차 안정화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문에 공급되는 제2금융권 대출은 특성상 향후 경기상황, 금리동향 등에 따라 건전성이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은행과 보험, 상호금융에 이어 저축은행과 여전사에도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목표비율을 도입한다. 대출자들이 갑작스러운 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나눠 갚는 대출관행이 정착되도록 대출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율을 저축은행은 내년 말까지 43%로, 여전사는 올해 말 10%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매년 5%포인트(P)씩 높이기로 했다.

최근 집단대출 약정금액이 증가한 상호금융권도 대출 관리를 강화한다. 특히 최근 집단대출이 급증한 신협은 예대율 규제(80~100%)를 미충족한 조합은 집단대출 취급을 금지하고 동일사업자별 취급한도를 500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관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도 신협 수준 이상 엄격한 관리기준을 신설하고 총대출 대비 집단대출 비중을 지난달 말 기준(7.4%) 이내로 관리한다.

부동산과 임대업 대출 등 특정 업종에 편중되면서 빠르게 급증하는 개인사업자 대출도 더 엄격하게 관리한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개인사업자 대출과 관련 회사 자체적인 취급 계획을 수립하고 금융당국이 준수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부동산·임대업 등에 대한 대출 '이자상환비율(RTI)' 규제, 금융회사별 관리업종 선정 상황 등이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차량 가격 대비 과다하게 대출을 하던 중고차 대출 관행도 금융당국이 손을 본다. 여신협회가 올해 6월 중 '중고차 금융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9월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여전사 중고차 공정가격 부재로 과다대출, 모집인(제휴점) 관리 미흡 등으로 불건전한 영업 관행이 지속된 이유에서다.

따라서 과다대출 방지를 위해 전국·한국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현대캐피탈, KB차차차 등 여전사의 자체 정보를 활용하는 검증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당 시스템은 최소 분기 1회 이상 업데이트해 최신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대출한도 산정 기준도 합리적으로 산정해 중고차 대출한도(구입비용+부대비용)를 시세 110% 이내에서 여전사별로 자율 설정하도록 했다.

김 부위원장은 “제2금융권 대출은 우리 경제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어 대출 취급 실태를 주기적으로 면밀히 살피고 잠재부실요인 등 리스크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 업권 중앙회와 협회 공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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