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탄소나노소재를 밀가루 반죽하듯 주물러 전도성 잉크나 페이스트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최규하)은 한중탁 나노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이 탄소나노소재 활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탄소나노소재 고효율 기능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은 탄소나노소재 기능화와 용매 분산 과정에서 소재 손상을 최소해 전도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소재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탄소나노소재를 물이나 유기용매에 분산해 잉크나 페이스트로 제조하려면 표면에 용매와 친한 '기능기'를 도입해야 한다. 기능기는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원자 집단으로 질산이나 황산, 산화제 첨가 등이 있다. 소재에 심한 손상을 주게 돼 전도성은 떨어지고 환경 문제도 유발한다.
연구팀은 밀가루에 물과 첨가물을 섞어 반죽하면 숙성되는 방식을 모방해 새로운 기능화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나노소재 분말에 소량의 강산과 첨가제를 넣고 반죽해 상온에서 일정 시간 보관하는 방식으로 기능화에 성공했다.
기능화된 소재는 물이나 알코올뿐 아니라 다양한 용매에 분산이 용이해 전도성 잉크나 페이스트를 쉽게 만들 수 있다.
간단한 화학적·열적·광학적 처리로 소재 표면의 기능기를 제거하면 구조를 다시 회복한다. 소량의 강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출 산폐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외 원천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상업화를 위해 기술이전 수요업체를 찾고 있다.
한중탁 연구원은 “탄소나노소재 응용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신개념 기술로, 탄소나노소재를 적용한 다양한 형태의 전지 전극을 만들 수 있고, 전도성 첨가제로 응용 분야도 넓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