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혁신인가? 아직인가? 희비 갈린 5G 상용화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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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4월 3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1개월여 만에 가입자 26만명을 유치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5G 상용화 초기 커버리지와 서비스 불안정 논란이 지속되면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완전한 5G 성공을 위해 네트워크 안정화로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5G 융합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 발굴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장기적으로 5G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산업 정책과 규제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않다.

◇5G 한달 '절반의 성공'

5G 상용화 이후 1개월도 안 돼 가입자가 26만명을 기록했다. 2011년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상용화에 비해 다소 늦은 속도이지만 국민에게 혁신서비스로 확고한 인지도를 확보했다.

이통사는 5G 초기부터 월 8만원대 데이터 무제한이라는 파격 요금제(KT) 또는 프로모션(SK텔레콤·LG유플러스)을 선보이고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가상현실(VR) 단말기와 콘텐츠를 무료에 가까운 가격에 제공했다. 공식 출시 1개월 만에 가족결합하면 최대 50% 요금할인(LG유플러스), 데이터 추가제공(SK텔레콤) 등 추가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통사 5G 경쟁은 마케팅에 집중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건물 내부 등 제한적 커버리지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콘텐츠도 5G만의 차별화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지속됐다.

26만명이라는 초기 5G 가입자는 전체 시장 0.5%에 미치지 못하는 '이노베이터(혁신수용자) '다. 서비스에 대한 고려보다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이 앞서는 소비자층이다.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시각이다.

◇당면 과제는 '신뢰 확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과거 3G 스마트폰과 LTE 사례를 볼 때 최소한 가입자 100만명 달성 시점에서 평가가 서비스 확산 속도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통사와 정부는 5G 서비스 확산을 위한 핵심과제가 네트워크와 서비스 안정화를 통한 고객신뢰 확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 3사, 단말기 제조사, 네트워크 장비 업체와 '5G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를 구성해 두 차례 회의를 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통 3사는 연내 기지국 장치 23만대를 구축해 85개시(전체 인구 93%) 동 단위까지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온전한 전국망을 구축한다. 그동안 양산 차질을 빚은 노키아 기지국 양산이 본격화되고 연내 5G 중계기와 펨토셀(초소형기지국)이 구축되면 커버리지 논란을 해소하는데 상당부분 일조할 전망이다. 이통사가 1개월 만에 약 10만개 기지국 장치를 구축하자 품질 관련 민원이 상당부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통신망 상용화 초기에 커버리지 부족은 불가피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저하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입 과정에서 정확한 안내와 커버리지맵 등 정보 제공이 필수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에 5G 커버리지맵 제공을 의무화하는 한편 가입절차 등을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소비자 선택권 향상을 위해 안정적인 5G 스마트폰 추가 출시도 관건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에 이어 LG전자 V50 씽큐, 갤럭시폴드, 갤럭시노트10 등 단말기 출시 과정에서 망 연동 테스트 등을 철저히 해 품질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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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모델 활성화 서둘러야

5G 서비스 안정화와 동시에 세계 최초 상용화 의미를 충분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서두르는 일이 중요하다.

5G 상용화 1개월 만에 기업서비스(B2B) 영역에서 이동통신과 산업간 협력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천시와 '5G 모빌리티 도시'를, LG유플러스는 시흥시와 5G 스마트폴리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기업 전용 5G'를 출시하며 B2B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스마트팩토리와 뉴미디어, 건설과 의료, 자율주행차 분야에도 5G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사업협력(MOU) 체결이 이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이 단순 MOU에 그치지 않도록 실질적인 B2B 모델을 만들고 시장에 적용해 성과를 내는 게 관건이다. 소비자(B2C) 영역에서는 LTE에서 업그레이드된 VR·AR를 넘어 5G만의 초고속·초저지연 성능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혁신 콘텐츠 발굴이 과제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5G 융합산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5G+(플러스) 전략을 수립했다. 초실감서비스와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 분야에 민관 30조원을 투자한다.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헬스케어 등 영역에서 5G 융합 서비스 시장 진출 길이 막히지 않도록 장기적인 규제 혁신 전략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민간, 정부, 국회 간 협조체계 구축도 필수다.

김동구 연세대 교수는 “정부와 국회, 산업계와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디지털헬스 등 5G 융합산업에 대한 협력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산업 활성화 전략과 더불어 구체적인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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