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63 영업 종료를 결정하면서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 되고 있다. 한화의 사업 철수로 정부가 추진하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선정 논의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년간 1000억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가 사업 철수의 주요 원인이다. 한화는 사업권을 획득한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수가 2배 이상 급증했고 대내외적인 변수가 발생하자 사업자간 출혈 경쟁이 시작되는 등 악재를 맞이했다. 특히 중국의ㅏ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단체관광객이 끊기며 한화의 면세점 사업은 악화일로를 걸어야만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2월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제주공항 면세점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두번째 영업종료다. 한화는 곧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관세청에 반납할 예정이다.
대기업 한화의 이같은 결정에 면세점 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사업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특허권을 반납하고 시장을 철수하는 상황에 정부의 신규 특허 발급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서울과 제주 등 지역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설치해 관광산업 촉진을 위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신규 특허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 수만 4년 간 6개에서 13개로 증가했고 전국 면세점은 현재 59개에 달해 시장 포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화 외 중소중견 업체들의 연이은 철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탑시티면세점은 임대차계약 관련 신촌역사와 소송을 벌여 특허 취소 위기에 처해있고, SM면세점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693억원에 달해 서울점 운영 규모를 6개 층에서 지난 2월부터 2개 층으로 대폭 줄였다. 대기업 후발주자인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다시 하락해 지난 3년간 누적 적자는 6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라며 “대기업 면세점마저 적자로 문을 닫은 상황에 신규 특허 발급에 신중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