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항암제로는 해결하지 못한 '암 재발 문제'를 극복할 치료 원리를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배석철 충북대 의대 교수팀이 암세포만 선택해 사멸시키고 재발도 막는 핵심 원리를 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암 발병 환자는 항암치료로 종양을 제거해도 다른 유전자가 변이되면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 예전보다 우수한 항암제가 다수 나왔지만 재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유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웠다. 기존 연구에서는 암 억제 유전자인 'p53' 기능 파괴로 암이 재발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p53 암억제유전자가 결손되지 않아도 암이 발생할 수 있고, 결손된 것이 복구되도 이미 발병한 암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기존 이론이 힘을 잃었다. 기존 이론 대신에 암 재발 과정을 새롭게 설명해야 했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암세포 세포분열 과정에 주목해 해법을 내놓았다. 세포는 분열 과정에서 스스로 생명을 지속하거나 사멸하도록 결정하는 'R-포인트' 절차를 가지는데, 이것으로 암 재발을 막을 방법을 구했다. 이미 붕괴된 암세포 내 R-포인트 단계를 회복시키면 암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Runx3' 유전자 기능저하가 R-포인트 붕괴 주 원인이고, 이를 암세포에 도입해 선별 사멸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배석철 교수는 “R-포인트는 암세포 자살을 유도해 제거하고, 암유전자 2차 활성에 따른 재발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원리를 활용해 재발없는 항암제 개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