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롯데카드 인수전 뛰어들어...MBK 컨소시엄 참여

우리은행이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함께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우리은행 측은 인수가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우리금융이 참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지분 60%, 우리은행이 20%를 인수하고, 나머지 20%는 롯데그룹이 보유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경영권이 아니라 인수금융 주선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때 인수가(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 60% 대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우선적으로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이 없기 때문에 롯데카드를 인수한다고 결정난 것은 아니다”라며 “자회사 편입의 목적이 있었으면 우리은행이 아닌 우리금융그룹에서 직접 움직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우리금융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롯데카드 인수전이 하나-우리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분투자 개념으로 롯데카드 인수에 나선 것은 당장 살 여건은 안 되나, 비(非)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매물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산 위험도 평가 방법이 종전 내부등급법에서 표준등급법으로 바뀌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했다. 위험자산이 많은 카드사를 인수하게 되면 BIS 비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은 없으나 회계 방식을 변경하고 자금 동원력까지 갖추게 되면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취약한 카드 부문을 대폭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카드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은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에 그친다.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단순 합계가 19.7%로 업계 2위권으로 급상승한다.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두면서 잠재적 인수 후보를 확보하게 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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