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학습터', 내년 학습분석 서비스 도입... 사교육 시장과는 2~3년 격차

내년부터 초·중학교 학생은 정부가 제공하는 'e학습터'를 통해 학습분석 서비스를 무료로 받는다. 사교육 시장이 올 초부터 전용 스마트 학습기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학습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늦었다는 지적이다. 공교육과 사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공교육 투자에 힘써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교육부는 연내 지능형 학습분석 플랫폼을 개발해 내년 e학습터 콘텐츠에 우선 적용한다고 24일 밝혔다.

교육부는 지능형 학습 분석 플랫폼을 개발할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추진 중이다. 지능형 학습분석 플랫폼은 학습활동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처방을 내놓는 프로그램이다. 교육부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가장 먼저 e학습터 콘텐츠에 적용한다. 1단계로 데이터를 수집해 전체 데이터를 해석하는 통계형 플랫폼으로 적용한 이후 진단·처방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2022~2023년에는 3단계로 AI로 대화형 플랫폼으로 학습분석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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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분석 기술 흐름도. 자료=교육부

e학습터는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통합운영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원하는 교수학습 지원 서비스다. 3700개 초·중학교에서 24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방과후 수업에서나 학원을 가기 힘든 농산어촌 학생이 학습용으로 주로 활용한다. e학습터에서 학습분석 서비스가 제공되면 과목의 취약한 부분을 짚어 해당 부분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e학습터 학습분석 서비스에 기대감이 크지만, 사교육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서비스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 학습 분석 서비스는 2년 가까이, AI까지 고려할 때는 3년 이상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사교육 업체는 AI엔진을 적용해 다음 단계까지 구상하고 있다.

학습지 업체는 올 초부터 앞다퉈 AI 기반 학습분석 서비스를 내놓았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올 1월부터 전용 학습기를 통해 수집한 학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자를 진단하고 분석해 강사가 맞춤 서비스를 제공했다. 수행률, 정답률, 학습순서, 학습 패턴, 문제풀이 시간, 정오답 문항의 특성, 안 좋은 습관 등 학습 전 영역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회사는 2013년부터 데이터를 쌓았다. AI 분석 서비스를 위해 2017년에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학습 빅데이터에 기초해 학습성과와 관련된 다양한 예측 서비스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천재교육은 교육용 AI 엔진 '제니아'를 개발했다. 제니아를 개별 학생의 취약점을 분석해 맞춤 문제를 제공하는 '닥터매쓰'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서비스했다. 학생의 객관적 수준을 측정하고 맞춤형 학습 스케줄링을 제공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관계자는 “일주일에 몇 번을 접속하고 어떤 과목을 주로 공부하는지 등의 분석은 지금도 제공 중이며 학습분석 서비스가 된다면 학습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면서 “우선 흩어진 서비스를 통합·제공하는 작업부터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