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5G 속도 정말 안 나오네요. LTE만 못해요.”
“강남, 5G가 자주 끊기고 건물에 들어가면 완전 먹통입니다.”
5세대(5G) 상용화 이후 일주일여 만에 가입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 독이 든 성배였을까. '세계 최초'라는 말이 무색하게 늘어난 가입자 수만큼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이용자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커버리지 정보에 의존하지 않는다. '벤치비' 등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각 지역의 망 속도를 측정해서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비싼 요금제에도 기대한 만큼 5G를 즐길 수 없기에 비난의 화살은 통신사로 향하고 있다.
물론 5G의 초기 품질 불안정성은 예견됐다. 이보다 앞서 4G 롱텀에벌루션(LTE)이 그리한 것처럼 전국망 안정화까지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초기 5G 가입자에게 모든 불편을 감수하라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진해서 먼저 생태계에 들어와 준 이들이 있기에 앞으로 5G 시장의 확산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5G 가입자가 스스로를 '비싼 돈 내고 참여한 베타테스터'로 깎아 내린다. 옳지 않은 일이다. 통신사는 이들을 5G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참여 주체로 인정하고 충분한 혜택과 프라이드를 얻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5G 가입자가 자진해서 공유하는 속도와 음영 지역 정보를 데이터화해 품질 안정화 작업에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소수의 통신사 직원이 장비를 가지고 신호 강도를 검수하고 다닌다쳐도 집단지성을 넘어서긴 어렵다. 이와 함께 실제 이용자가 체감하는 망 품질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보물찾기 하듯 음영 지역을 찾고 측정 정보를 공유한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 제공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등급과 호칭 부여로 이용자 모두가 함께 5G를 발전시켜 나가는 일종의 참여형 놀이 문화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완벽한 5G 망은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초기 가입자가 겪을 불편과 희생을 발전적으로 승화시켜 나갈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