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공장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중소기업이 먼저 느끼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높은 불량률과 악성재고 등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스마트공장 도입이 효과를 보고 있다.
2001년 설립된 비와이인더스트리(이하 비와이)는 반도체 장비 컨트롤 패널 및 구조용 금속 제품을 제조한다. 제품 특성상 다양한 주문제품을 단기에 납기해야 하는 경쟁력이 요구됐다.
비와이는 과거 비효율적 시스템으로 인해 자재 사용률이 저조하고, 영업이익율마저 2%대로 떨어져 폐업까지 고민했다. 우연히 독일의 스마트공장 사례를 접하고 국내 제조업의 수준차이를 절감하고 변화를 결심했다.
비와이는 2017년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을 통해 생산관리시스템(MES)을 구축했다. 자재관리 시스템과 생산관리시스템의 연동을 통한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과 공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스템 도입했다.
제품 불량 등이 생기는 원인 등을 파악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매번 재고를 파악하던 영업부도 데이터관리시스템을 갖춘 뒤에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일인당 매출액은 2016년 14억원에서 이듬해 19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1%대에서 10%로 뛰어올랐다. 설비 가동률도 17% 개선되고 신규 거래처 및 발주량이 증가했다.
작업 준비 시간도 80% 이상 대폭 줄었으며, 월 평균 잔업 시간도 20시간 감소했다. 또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얻은 영업이익을 직원들에게 나눴다. 또 줄어든 잔업시간으로 인한 잔업수당은 연봉 인상으로 반영해 직원들의 사기도 올랐다.
비와이는 자체적인 스마트공장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IT사업부를 만드는 등 새로운 먹거리도 확보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비와이를 방문해 스마트공장 보급정책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박 장관은 수요기업의 업종 특성을 고려한 '한국형 스마트공장' 지원정책의 보강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비와이처럼 스스로 노하우를 갖춰 솔루션회사까지 설립한 경우 다른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을 더욱 수월하게 해주는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장관은 “대기업이 참여해 기술을 제공하고 정부가 비용을 대는 단순 스마트공장 형태에서 세밀한 공정이 필요한 기업 등으로 나눠 단계별, 세분화된 지원정책이 필요해보인다”면서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솔루션을 갖춘 기업에는 아예 정부가 투자를 더해서 규모를 키워 다른 스마트공장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한 비와이 대표는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필요없는 근무는 많이 줄였다”면서 “중소기업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꿈의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비와이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솔루션을 지속 발전시켜 토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동종업계에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솔루션 초기 버전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또 다른 중소기업 우림하이테크는 해외 거래선의 요구로 제조혁신에 눈떴다.
1984년 창업한 우림하이테크는 고압력 밸브, 기능형 밸브, 유압 배관용 어댑터, 파이프 피팅 등 밸브 제조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 본사 이전과 상호변경, 2006년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성장했다. 2010년 초 연간 40만달러씩 납품했던 미국의 한 업체에서 요구한 생산공정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해 거래관계가 끊어졌다.
이후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고, 2015년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안정적 시스템을 갖췄다.
수주 단계부터 제품 출고까지 전(全)공정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해 표준화뿐 아니라 생산 품질, 재고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초기 단계의 스마트공장(ERP 등)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사는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불량률이 0%에 근접하고, 제조원가가 30% 이상 절감했다. 수출액도 2014년 10만달러에서 2016년 250만달러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또 직원들의 임금여건 개선을 위한 경영성과공유제 및 R&D 활성화를 위한 직무발명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김성삼 우림하이테크 전무는 “공장 정리정돈에서 출발했던 스마트공장이 품질개선, 표준화를 거쳐 현재는 제조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숙제다”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있는 전문 솔루션업체와 금융, 해외판로 등의 후속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문길주 우림하이테크 대표는 “스마트공장 도입을 고민하던 시기부터 10년을 걸쳐 여기까지 왔으나 솔루션 구축 후에도 사후관리가 가장 문제”라면서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회사나 전문인력의 아쉬움을 전했다.
백승 비와이 대표는 “스마트공장 전문솔루션회사나 전문가가 와도 해당 회사 공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경우엔 제대로 된 지원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정별 전문화된 분류, 육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