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 세 곳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은 네 곳 가운데 한 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상장사 전반의 외형 확대에도 수익성은 더 나빠졌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3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코스닥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 333개사로 전체 상장 기업 가운데 36.56%를 차지했다. 적자 기업 비중도 전년(33.29%) 대비 3.27%포인트(P) 크게 증가했다. 총 108개사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225개사는 적자를 지속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총 138개 기업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61개사가 적자전환했고 77개사가 적자를 이어갔다. 적자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56%에 이른다. 코넥스 기업은 114개사 가운데 44개사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 실적이 작년 4분기부터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모두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고 순이익도 소폭 줄었다. 코스닥 시장에 적자 기업이 다수 이름을 올린 것도 전체 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코스피 상장사 540개사(금융업 제외)의 연결실적 분석 결과 지난해 매출은 1894조6674억원으로 전년보다 4.7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57조6863억원으로 0.32%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07조9573억원으로 6.72% 줄었다.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는 삼성전자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줄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매출은 전년 대비 5.22% 증가한 1650조89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98조7996억원, 63조6124억원으로 각각 4.57%, 13.51%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매출만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었다. 911개 코스닥 기업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169조1044억원으로 전년보다 4.69%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8조4298억원으로 11.58% 감소했다. 순이익도 4조3163억원으로 8.66% 줄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IT업종과 비IT업종 실적이 크게 갈렸다. 코스닥 상장 IT업종 344개사는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IT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종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6.3%, 31.96%가 증가했다. 반면 IT가 아닌 업종은 순이익이 22.52% 감소했다. 특히 유통분야 순이익이 56.64% 감소했다. 제조업종 전반의 순이익이 31.54% 감소한 가운데 제약 업종은 19.98% 순이익이 줄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세계 경기 성장세가 둔화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특히 4분기부터 반도체 실적이 크게 하락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장사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한데다 반도체 업황 역시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상반기까지 반영될 것”이라며 “반도체 이익이 반 토막 이상 급감할 가능성이 커 연간으로 보면 코스피 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2018년 유가증권시장 흑자 및 적자기업 현황(연결기준)
자료: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표>코스닥 12월 결산법인 2018사업연도 흑·적자 기업 현황 (연결기준)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협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