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고의적 회계 위반은 상한 없이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임직원 횡령과 배임으로 인한 고의 분식회계는 위반 금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조건 처벌한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등 자산과 매출액이 큰 기업이 고의로 대규모 회계부정을 저지르고도 큰 제재 없이 처벌을 빠져나갔던 일이 없게 됐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5일 다음달 1일 회계감리 신조치 양정기준 시행을 앞두고 이해관계자 간담회를 열어 조치양정기준을 최종 확정했다.
우선 다음달 1일부터 고의로 회계기준을 위반한 기업에게는 상한선 없이 회계처리 위반 금액의 2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3조5000억원 규모 대규모 회계부정을 저질렀던 대우조선해양은 45억원의 과징금을 내는데 그쳤다.
임직원의 횡령과 배임으로 인해 발생한 고의 회계분식에는 위반금액이 50억원을 넘더라도 즉각 처벌이 가능해 진다. 그간 양정기준으로는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했거나 자금세탁 등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러도 처벌이 불가능했다. 자산, 매출액 규모 등 회사 규모에 비례해 조치할 수 있도록 한 기준 때문이다.
이번 양정기준 개정에 따라 횡령과 배임 외에도 회계 위반행위 수정시 상장 진입요건이 미달하거나 퇴출요건에 해달하는 경우에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회계부정에 책임이 있는 회계법인에 대한 처벌 기준도 명확히 했다. 고의 3단계 이상 또는 중단계 1단계 이상 회계위반이 발생하면 담당 이사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를 할 수 있다. 회계부정 발생 기업에 대해서도 대표이사 해임권고와 함께 직무정지 조치가 가능하다.
김 부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분식회계가 계속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미온적 처벌 등으로 중대한 회계부정이 효과적으로 제어되지 않는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었다”면서 “중대한 회계부정은 조치수준 전반을 강화하고, 책임이 큰 회사 및 회계법인 대표이사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치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고의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과실 조치 적용은 신중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중과실 요건 두 가지 전부를 위반했을 경우에만 중과실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그간 뚜렷한 위반 사유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과실 조치가 빈번하게 이뤄졌던 코스닥 상장법인에 대한 조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도 연결범위 판단 오류와 관련한 양정기준 특례도 마련하기로 했다. 종속회사가 누락한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 차이만으로도 부당하게 처벌 받는 것이 과잉제재라는 지적을 반영했다. 고의가 아닐 경우에는 위반 지적 금액을 25% 수준으로 낮춘다.
소규모 비상장법인에는 회계부정이 발생하더라도 추가 감경 혜택을 도입해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신외감법 시행으로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사보고서 거절 등은 회계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양정기준 시행 등 세부 조치 시행 과정에서도 각계 의견을 수렴해 발생하는 문제를 적기에 조치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