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 "고교무상교육은 대통령 공악, 국가가 재원 책임져야"

전국 시·도 교육감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인 '고교무상교육' 실현을 위해 국고 재원마련을 촉구했다. 시·도 교육감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실무협의회에서 재원 마련 방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청와대가 해결할 것을 주장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4일 세종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 교육을 예산 부담의 문제로 전락시키려는 시도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공약으로 고교 무상교육 주체가 국가, 즉 정부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누리과정 사태처럼) 교육감에게 떠넘기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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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세종, 광주, 강원, 충남, 충북, 울산 교육감이 14일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공약보다 앞당겨 올 해 2학기부터 단계적으로 고교무상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정책 연구 결과 매년 2조 700억원 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방재정교부금 교부율을 올려 이를 충당할 수 있다는 안을 내놨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교무상교육 재원으로 교부율 0.87% 인상안을 제출한 상태다.

교육부의 교부율 인상안과 달리 기재부는 매년 소요 재원을 산정해 국고를 투입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여지는 있지만, 전국시도교육감은 누리과정 사태의 전철을 밟을 것을 우려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북교육감)은 “시도교육감들은 박근혜 정부 때 누리과정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그때 당한 고통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걸 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교육부가 기재부에 번번히 밀리면서 2014~2016년 중앙정부와 교육청 갈등으로 교육력이 낭비되는 사태에 이르렀다”면서 “기재부는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세수가 예정대로 늘어난 적도 없는데다 세출도 함께 늘어난다는 사실은 묵과한다”고 지적했다.

교부율을 높여 국고로 모두 충당하는 방법, 교육청이 모두 떠 안는 방법 사이에 절충안이 있을 수 있으나 기재부는 절충안 논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고 협의회 관계자는 토로했다.

누리과정에 대해서는 어린이집은 관할부처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인 만큼 손을 떼겠다는 입장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처우개선비에 대해서도 전국시도교육감은 전액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교육청이 어린이집 관할 주체가 아닌 보건복지부가 직접 집행을 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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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고교무상교육 재원을 국고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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