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월 임시국회 '입법국회' 돼야

국회가 7일 문을 열었다. 2월 임시국회를 여야 공방 속에 건너뛰고 열린 올해 첫 국회다. 지난달 여야의 지루한 협상을 지켜보며 답답함을 참았다. 여야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특검, 무소속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 등을 둘러싸고 수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각 당 대표가 '국회 정상화 협상'을 위해 회의장에 들어갔지만 나올 때는 서로 고개를 돌린 채였다. 장기간 국회 공백 사태 이후 국회혁신 자문위원회에서는 매월 임시회 소집으로 상시국회를 열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보기 좋은 모습도 아니었지만 어찌됐든 국회는 열렸다.

오래 기다린 만큼 3월 임시국회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개원을 맞아 활발한 입법 활동을 주문했다. 20대 국회 들어 1만8332건 법안이 제출됐지만 본회의에서 처리된 것은 29.5%에 그쳤다. 계류된 1만2761건 가운데 73%가 법안심사 소위도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가 열려도 국회의원의 본분인 입법 작업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경제 환경이 어려운 데다 국회 운영이 중단되면서 처리해야 할 입법 현안이 쌓였다. 한반도를 강타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을 시작으로 혁신 성장을 위한 법안도 수두룩하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제도 개선, 차등의결권과 빅데이터 경제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등도 국회의 빠른 처리가 필요하다.

여야가 어렵사리 문을 연 국회에서 또다시 공방을 재현해선 곤란하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신임 당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여당을 향한 공세를 예고했다. 미세먼지, 탈원전, 경제 위축 등이 타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것을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귀를 닫을 분위기다. 벌써부터 '개점휴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월 임시국회에 주어진 시간은 다음 달 5일까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다. 여야가 공세보다는 법안 검토에 집중, 3월 임시국회를 '입법 국회'로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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