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신기사·PEF 벤처투자통계 하나로..."벤처투자시장 질적변화 고민해야"

'반쪽'에 불과했던 벤처투자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창업투자조합, 신기술투자조합 등 기관별로 나뉘어 전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벤처투자 통계가 이달부터 통합된다. 집계 결과를 기반으로 정부 벤처투자 정책에도 질적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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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소벤처기업부 및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벤처캐피탈협회 부설 벤처투자정보센터는 이달 중으로 신기술금융사, 신기술투자조합, 농식품투자조합, 산업은행, 기업은행, 창업벤처PEF 등 기관별 벤처투자 통계를 하나로 통합한 결과를 발표한다. 소관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투자 통계를 처음 합치는 것이다.

그간 벤처투자정보센터에서는 중기부 소관 투자기구인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창투조합, 한국벤처조합의 운용상황만 집계했다. 정부 예산으로 조성된 모태펀드가 출자한 조합의 현황만을 파악할 수 있어 전체 벤처투자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결성된 조합 수는 총 146개로 전체 규모는 4조6868억원에 이른다. 운영 조합 수는 총 807개로 전체 운용 규모는 2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신규 투자된 금액은 3조42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가 증가했다.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에 3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의 투자금이 풀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벤처투자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신기술금융사, 금융투자회사 등 새로운 투자 기구가 벤처투자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실제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2017년 신기술금융 신규 투자 규모는 1조6608억원에 이른다. 전년 대비 4000억원이 증가했다.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사의 신규 투자만 단순 합산해도 한해 약 5조원이 넘는 자금이 벤처투자 시장에 투입되는 셈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코스닥 상장사가 투자회사를 차리고 조합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투자 형태로 벤처투자를 개시하는 사례까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연일 확대되는 벤처투자에 이미 비상장 기업의 가치가 천정부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우선 그간 집계되지 않았던 여타 투자 기구의 총액 정보만을 취합할 방침이다. 모태펀드와는 달리 민간자금이 주요 출자자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업종·업력별 세부 투자 현황 파악 등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그간 파악되지 않았던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우선 의미가 있다”면서 “투자현황 전반을 살펴 벤처투자 시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벤처투자 정보 통합으로 인해 공공부문의 출자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민간분야 벤처투자가 예상외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될 경우 정부 차원에서도 벤처투자 시장에 대한 예산 투입을 꺼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에서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의 마중물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혁신모험펀드 등 각종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정부 주도 벤처투자를 마냥 늘리는 것보다 이제는 민간자금이 시장에서 제대로 역할하도록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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