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행단을 이끌고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북미 정상은 원하는 결과를 가장 잘 도출할 수 있는 수행원을 선정했다.
미국 수행단에서는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안보 보좌관의 행보가 주목됐다. 공식 수행으로 하노이에 왔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27일 자신의 트윗에 “베트남에 있어 기쁘다”면서도 “이틀 동안 논의할 게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줄곧 대북 압박 메시지를 전해온 볼턴 보좌관의 이같은 발언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회담 의제에 여전히 막판 변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 수행단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 데릭 라이언스 백악관 선임비서관 대행,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 엠마 도일 백악관 부비서실장, 밥 블레어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가안보프로그램 부국장, 존 아이젠버그 대통령 부고문 겸 NSC 법률고문, 찰리 쿠퍼만 NSC 부보좌관이 포함됐다.
이들 중 폼페이오 장관, 샌더스 대변인, 밀러 선임고문은 싱가포르에 이어 2년 연속 수행단에 속했다.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월시 부비서실장, 쿠퍼만 부보좌관 등은 싱가포르에 갔던 전임자들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북한 수행단의 가장 큰 변화는 김혁철 대미협상 특별대표다. 대미협상 특별대표 자리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국무위원회 소속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로 바뀌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 한 달 전부터 김혁철 주재 대사를 대미 협상 대표로 선정했다. 김 대미협상 특별대표는 북한 외교계의 전략가로 알려졌다.
북한 경제를 책임지는 오수용, 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추가됐다. 이번 회담에서 경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수용 부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과 당 경제부장이며, 경제를 담당한다. 김평해 부위원장은 내각 인사권자로 북한과 베트남 간 간부급 인적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동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핵화 의제를 논의할 북한 외교안보 라인은 싱가포르 1차 회담과 비슷하다. 김영철,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은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이번 회담에도 참여했다.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도 수행단에 포함됐다. 김여정 부부장은 비서실장급 수행을 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새벽 중국 난닝역에서 담배를 피우자 김여정 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서 있었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같은 날 오전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꽃다발을 챙겼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