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協, 수·정시 통합 주장.."교육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 그만둬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정시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에 수능위주전형 비율과 대학 지원을 연계하는 사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 시도 교육감이 대입 제도 관련해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6일 대입제도 개선 1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시도 교육감은 2022 대입개편안 발표 직후인 지난해 8월 30일 제주도 총회에서 합의해 연구를 시작했다. 1차 보고서에 이어 올 하반기에 중장기 개선 방안을 담은 2차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감은 정시를 30% 이상 반영하도록 권고한 2022 대입개편안이 2015교육과정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대입제도 개선 연구단'은 △수시와 정시 통합 △수능 폐지 포함 수능 체제 개편 △학생부 기록 방식 개선 △논술은 수능과 통합해 논서술식 수능으로, 면접은 학생부 기반 면접으로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안을 내놓았다.

연구단은 9월부터 시작되는 수시전형으로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이 망가졌다면서 11월 수능시험부터 2월까지 수·정시를 통합한 입시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개편과 맞물려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연구단은 수능이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나 변별력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암기 시험이 됐다고 꼬집었다. 수능 폐지,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 논서술식 수능 등으로 개편을 요구했다. 2차 중장기 연구에서는 수능 폐지 등을 주로 연구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재정지원과 입시를 연계시키는 사업을 그만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2022개편안이 수능 위주 전형 비율 30% 이상과 재정지원 사업을 연계해 대학 자율성으ㅡㄹ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학생부 기록방식은 정규교육과정 중심 교과학습발달상황 위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별 고사는 장기적으로 논술은 수능과 통합한 논서술식 수능으로, 면접고사는 학생부 기반 면접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종훈 연구단장(경남교육감)은 “2차 연구시에는 2025와 2028대입개편방안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감협의회가 중장기적으로 대입제도 개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국가교육회의 뿐만 아니라 향후 국가교육위원회에도 당연직으로 들어가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협의회 연구결과가 단순 주장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과목 수능 절대평가 실시나 수·정시 통합 주장은 찬반이 극렬하게 갈리는 주장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 안은 학생이 모든 입시제도를 준비해야 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불러올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교육부가 2022대입 개편안에서 일찌감치 폐기한 안이다.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북교육감)은 “고교 대학 연계 포럼을 대학에 제안할 예정”이라면서 “대학, 교육청과 국가교육위원회가 새로운 형태의 대학입시와 관련된 거버넌스를 구성해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과 학부모가 동의하면 바람직한 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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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대입제도개선 연구단장이 1차 연구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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