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합격취소 논란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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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캡쳐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수험생이 현금입출금기(ATM) '지연이체 제도' 때문에 등록금을 입금하지 못해 입학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연세대에 따르면, 올해 해당 대학 수시 모집에 합격한 A(19)군은 학교로부터 지난 1일까지 등록금을 내라는 안내를 받았다.

 
A군의 어머니 B씨는 납부 마감일인 오전 10시 5분쯤 자신의 계좌로 등록금 470만 원 송금받은 뒤, 이 돈을 대학 측에 대신 이체해 달라고 인근 우체국 직원에게 부탁했다.
 
부탁 받은 직원은 15분 뒤 구내 ATM을 통해 계좌이체를 시도했다. 하지만 B씨 계좌에 입금이 된 지 30분이 지나지 않아 이체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2012년, 100만 원 이상을 계좌로 보내면 10분 동안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지연인출 제도를 도입했고, 2015년부터 제한 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났다.
 
A군은 오후 7시쯤 등록금이 미납됐다는 대학 측 연락을 받은 뒤 이체 실패 사실을 알게 됐다. A군 어머니는 이후 우체국 직원에게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확약서 등을 받아 대학에 제출했지만 지난 12일 결국 합격 통보 취소를 받았다.
 
이같은 사정은 A군이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페이스북 연세대학교 익명 페이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학교 측은 ATM 지연 이체 제도 때문에 등록금이 미납된 사실은 확인됐다면서, 다만 학생 측도 오후에 한 차례 등록금 미납 문자를 받고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납부를 마쳤다고 오해하는 등 과실이 크다고 밝혔다.
 
또 구제 방도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이미 추가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의 불이익 등 입시 공정성과 형평성을 고려하면 원칙과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A군은 등록금 납부 마감일 오후 1시 쯤 대학 측에서 등록금 미납 안내 문자를 받은 뒤 이체를 부탁한 직원에게 전화해 이체 여부를 물었고, '잘 들어갔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을 듣고 송금됐다고 믿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