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잡아라.'
지방자치단체들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해당 지역 시민과 정치권까지 가세해 과열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사업에는 올해부터 10년동안 약 120조원이 투입된다. 반도체 제조공장 4개를 건설하고 협력업체도 50여 곳이 동반입주하게 된다. 유치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만 수만 개에 이르고 지방법인세 수입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일자리와 세수에 목마른 지자체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재원이다.
조금이라도 연고가 있거나 가능성을 엿본 지자체들은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며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핵심인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민이 나서 유치 운동을 전개하거나 국회를 방문해 정치권을 움직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입지조건과 장점을 내세운 홍보전도 치열하다.
지자체간 유치전은 기존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과 용인 및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 다섯 곳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천시는 지난달 23일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 시민연대 출범식을 열고 가두행진을 한 데 이어 이천시의회 의원들이 나서 유치를 기원하는 피켓팅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또 용인시는 지난달 17일 시장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천명하며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용인이 이천에 비해 서울에 더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도 인근에 있어 클러스터 조성에 유리하다는 점을 무기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전략이다.
천안시는 시의회가 나섰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 성환읍 일원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이전용지(419만㎡)를 경쟁 부지로 제안했다. 천안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 MEMC코리아 등 반도체 연계산업이 발달된 최적의 입지라는 주장이다.
청주시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을 배제하면 청주가 최적지라고 주장한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과 협력업체 160여개가 입주해 있어 집적 효과가 크다는 점이 무기다.
구미시는 시민들까지 나섰다. 최근 시민 3000여명이 모여 'SK하이닉스 유치를 위한 시·도민 상생경제한마음축제'를 열었다. 지난 8일에는 시장이 국회를 방문해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는 국가5산업단지 부지 100만㎡를 무상 제공하고, 특별인센티브를 비롯한 혜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상반기 중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입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 희망 지자체 경쟁 비교]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