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3년 개성공단 "재개 '희망고문' 속 입주기업 파산위기, 생존대책 마련 시급"

폐쇄 3년을 맞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생존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잇따른 정상회담으로 기대감이 커졌음에도 공단 재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파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호소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문제 진전을 위한 개성공단 정상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대표 공동위원장 신한용)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조속한 개성공단 정상화와 입주기업을 위한 생존대책 마련, 공단 내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신청 즉시 승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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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조속한 개성공단 정상화와 입주기업을 위한 생존대책 마련, 공단 내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신청 즉시 승인을 촉구했다. 신한용 개성공단 비대위 대표 공동위원장(오른쪽 네번쨰) 과 입주기업 대표들이 입장문을 낭독했다.(사진:박정은 기자)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대표 공동위원장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기업들은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재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고문을 견뎌 왔다”며 “하루빨리 개성공단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공단 폐쇄로 지난 3년간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입주기업 대다수가 폐업이나 도산 단계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을 만큼 받았다는 오해까지 확산되면서 경영 어려움에 더해 심적 고통도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정기섭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공단 내 사업장 두 곳이 있었는데 얼마 전 은행에서 부도처리 됐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철학과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믿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더니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까지 퍼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신청조차 허용하지 못하는 정부의 곤혹스러운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미 대사관 앞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해서 정당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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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날 입장문 발표에 앞서 개성공단 비대위와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개최한 '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손한규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전 대표 등 여야 의원 10여명도 참석해 입주기업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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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는 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이 개성공단 폐쇄 3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한편 여름께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토론 발제자로 나선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27∼28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고 그 이행상황을 보며 미국이 조금씩 제재를 풀어주는 방향으로 가면서 금강산 관광이 먼저 풀리고 여름쯤 공단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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