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불법 건설업체 퇴출을 추진한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발주하는 관급공사에 입찰한 건설업체 가운데 100여개를 무작위로 선정해 점검을 실시한다.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될 경우 행정처분 또는 형사고발할 계획이다.
이재명 지사는 최근 “관급공사 수주만을 목적으로 가짜회사를 설립, 공사비 부풀리기 등 건설산업 질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조리한 관행을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면서 “면허대여·일괄하도급 등 건설산업의 불공정 거래질서를 조장하는 '페이퍼컴퍼니'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도는 기존 실태점검에서 빠졌던 사무실을 무작위로 선정해 법적 요건 구비 여부를 중점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도 발주 건설공사 하도급에 대한 조기 실태점검을 실시해 무등록 건설업자나 하도급 관련 대금지급 부조리 발생 여부도 중점 단속할 계획이다.
이번 점검에서 '공익제보 핫라인(공정경기 2580)'을 통해 접수된 건설업체와 도민 제보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페이퍼컴퍼니의 경우 서류상 하자가 없는 경우가 많고 사법권한을 보유한 검·경찰과 달리 도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공익제보자의 경우 조사 후 사법처분이나 행정처분 조치가 있을 경우 최대 2억원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도는 전문성을 갖춘 검·경찰 출신 인력을 채용해 페이퍼컴퍼니 단속과 불공정·불법하도급 감시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건설업체 자정노력을 이끌어내는 차원에서, 대한건설협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합동점검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페이퍼컴퍼니는 건실한 건설사 수주기회를 박탈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동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또 많은 페이퍼컴퍼니가 수주한 공사를 대부분 일괄 하도급을 준 데 이어 하도급업체가 다시 2중·3중 재하도급을 넘기면서 부실공사, 임금체불, 산재사고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