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코드 <3>일론 머스크 “당신이 포기할 때 나는 시작한다”
1971년생 CEO 꿈이 '인류 공영'이란다. 쉰 살 넘은 회장님 꿈이 '인류 공영' '세계 평화' 수준이란다. 현실성 떨어진 기업에 용케 다니고 있는 이 회사 직원들이 궁금하다.
학창 시절 자기 꿈을 '세계 평화' '인류 공영'라고 적으면 '성의 없다' '장난치냐'며 선생한테 혼났다. 직장 취업때 면접관의 '꿈이 뭐냐'는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한다면 어김없이 탈락한다. 회사 창업 후 자금을 유치할 때나 기업설명회(IR)에서 이런 소리를 하면 '뜬구름 좇는' 망상가로 치부된다. 회사는 망하든지, 적어도 주가가 폭락한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 공영'을 꿈이라고 떠든다.
“저희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벌려는 기업이 아닙니다. 이윤 추구가 최우선 목표가 아닙니다. 인류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이고 기업의 목표는 이윤 추구다. 기업 회장이 이문 남길 생각은 않고 인류 공영이 목표라니 미친 소리다. CEO가 돈, 돈 안하는데 왜 테슬라 주식을 사야 하는지. 주주 입장에서는 여간 속 타는 일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인류 공헌을 들먹인다.
“미래 역사는 두 갈래 중 하나로 향할 것이다. 우리가 다행성이 되어 별들을 탐험하거나 단행성 종으로 남아 멸종 이벤트를 기다리거나 말이죠.”
나사(NASA)가 할 소리를 일론 머스크가 한다. 지구 멸망은 미국 정부나 나사만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인류를 생각하는 기업인 자세가 진지하다. 평범한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가 현실이며 미래다. 일자리를 걱정하고, 결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회장은 더 거들었다. “만약 내가 갑자기 버스에 치인다면 전 재산을 일론 머스크에게 기부하겠다”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 그 돈으로 해결될 문제의 수는 훨씬 적을 것이다. 그것을 소명으로 여기고 사업 목적으로 삼고 있는 기업이야말로 문제 해결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며.
인류 공영을 향한 공상가의 밑그림은 다양하다. 도시 사이를 튜브로 연결해 평균 960㎞로 달리는 자기부상 교통수단 '하이퍼루프',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서비스 '스페이스X', 내연기관을 없앤 전기자동차 등이다. '뻥카'인줄 알았는데 진심이라 고맙다.
전기차는 이미 구현됐다. 애초 테슬라 전기차는 잔디 깎는 기계만큼도 힘을 못내는 우유배달 차량이 될 거라는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한번 충전으로 350㎞ 이상을 달린다. 테슬러로 인해 기존 자동차업계 전체가 흔들린다. 그가 만든 전기차는 산소 없이 화성 식민지를 달릴 수 있다. 지금부터 10년 뒤, 그가 꿈꾸는 세상이다.
“당신이 포기할 때 나는 시작한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 실제 모델이다. 그에게 인류 공영은 뜬구름이 아니라 희망과 현실이다. 그의 꿈이 현실화하는 데는 별다른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1주일에 80~100시간을 투자했을 뿐'이다.
미국은 그의 꿈을 응원한다.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장악했던 것처럼, 미국은 화성과 태양계 이외의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 꿈을 돕고 있다. 그의 꿈을 위해 미국 정부는 법제를 정비하고 방송은 미래를 예찬한다. 자율주행차를 위해 규제를 풀었고 사망사고가 나도 CEO나 직원을 구속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일론 머스크의 인류 공영이며 1620년 메이플라워를 타고 식민지를 개척한 미국 정신(프런티어)이기에.
박선경 문화칼럼니스트 sarahs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