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사회적 대타협을 기반으로 한 노·사 상생의 사회통합형 '광주형 일자리' 관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시와 현대차의 합의안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해 6월, 12월 두 차례 투자협약 체결이 불발된 지 7개월 만에 이룬 극적 타결이다. 광주 완성차 공장은 2021년까지 완공하고, 현대차로부터 연간 10만대 규모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위탁 생산한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31일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중앙정부부처, 광주시, 현대차 관계자, 지역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가 직면해 있는 저성장,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면서 노사 상생형 모델이자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대통합형 모델이다.
광주형 일자리 신설 법인은 자본금 약 2800억원 등 총 7000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광주시 측이 자본금의 21%인 약 590억원을 출자한 최대주주, 현대차가 약 530억원을 출자해 19% 지분을 가진 2대 주주가 된다. 앞으로 약 1680억원 규모의 60% 지분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지역사회, 산업계, 공공기관, 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완성차 생산 공장 건설·운영·생산·품질관리 등을 위한 기술 지원과 판매를 맡게 된다. 공장은 광주 빛그린산단의 약 62만8099㎡(약 19만평) 부지에 2021년 하반기까지 가동을 목표로 연간 생산 능력 10만대 규모로 건설한다. 현대차는 1000㏄ 미만의 경형 가솔린 SUV 차종을 개발하고, 신설 법인에 생산을 위탁한다.
노사민정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결의한 상생발전협정서에는 △적정 임금 수준 유지 및 선진 임금 체계 도입 △적정 노동 시간 구현 및 유연한 인력 운영 △협력사 간 동반 성장과 상생 협력 도모 △노·사 간 협력을 통한 소통·투명 경영 실현 △지역 공동 협조 체계 확보 등의 내용을 담았다.
신설 법인의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은 주 44시간 기준 3500만원 수준으로 한다.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진 임금 체계는 외부 전문가 연계 연구 용역 후 결정해서 도입하기로 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 정착 등을 위해 노사가 참여하는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제반 근무 조건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특히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설 법인의 조기 경영 안정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노사상생협의회 결정 사항 유효 기간을 누적 생산 35만대 달성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연 평균 7만대 생산으로 가정할 경우 5년 동안 '임단협 유예 조항'으로 해석돼 노동계가 반발해 온 조항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광주시는 신생 법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사민정협의회의 원활한 운영을 통한 선진적 상생 노사관계 조기 확립을 위해 노력한다. 현대차는 신설 법인에서 공급되는 차량의 판매 확대에 노력해 신설 법인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신설 법인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실 투자 규모의 10% 보조금,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 동안 75% 감면 등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차는 불확성이라는 도전에 맞서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고, 광주시·시민단체·노동계도 협상 과정에서 성숙한 역량을 보여 줬다”면서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지역 경제 회복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정부는 어느 지역이든 지역 노·사·민·정의 합의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받아들인다면 그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