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 빠른 전파 폭발'(F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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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임 망원경(제공:chime-experiment.ca)

'빠른 전파 폭발(FRB:Fast Radio Bursts)'이 또다시 과학계 이슈로 떠올랐다.

캐나다 천문학 연구팀은 지난해 8월 3주에 걸쳐 13차례의 FRB를 관측했으며 이 가운데 6차례는 같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소개했다. 이번에 반복적으로 포착된 FRB는 약 15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날아왔으며 'FRB 180814.J0422+73'로 명명됐다.

FRB는 2007년 호주에 위치한 파크스 전파 망원경에서 처음 관측된 이해 지금까지 약 60차례 지구 망원경에 포착됐다. 같은 곳에서 반복 관측된 사례는 이전까지 2012년 11월 한 차례 밖에 없다. 당시 반복적 FRB의 발신지는 약 30억 광년 떨어진 은하였다.

FRB는 관측 자체가 어려운 데다 같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전파를 조우하기는 더 어렵다. 이 때문에 늘 미스터리 요소가 가미된 설명이 붙는다. 우주 어디에선가 발생한 정체 모를 강력한 전파를 두고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레 외계인의 존재 여부로 쏠리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과학계의 분석을 본다면 FRB는 외계인이 보내는 신호보다는 행성의 에너지 활동일 가능성이 높다.

FRB는 우주에서 오는 짧지만 강한 전파를 말한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섬광 현상이다. FRB는 엄청난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1000분의 1초간 방출되는 에너지양은 태양에서 약 1만년 동안 방출되는 에너지에 맞먹을 정도다. 과학계는 FRB가 중성자별의 에너지 결손, 또는 다른 성운과의 충돌 등으로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FRB의 발생 원인과 관련한 비밀은 계속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포착된 FRB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오카나간 계곡 차임(CHIME) 천문대에 있는 100m 크기 전파 망원경 4대로 감지됐다. 망원경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 우주를 관측했다.

연구팀은 차임 망원경을 부분 시험 가동하는 단계에서 반복적 FRB를 발견했다. 지금은 전면 가동하는 만큼 올해 말까지 1000건 FRB를 관측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차임 망원경 성능이 현존하는 망원경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차임은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100m 길이 금속망 실린더 4개로 구성됐다. 1000여개 안테나로 수집한 전파신호를 처리한다. 400∼800 MHz 범위에서 우수한 응답을 갖도록 맞춤 설계됐다. 대부분 FRB는 1400MHz에서 관측됐으나 이번에는 400MHz 대역에서 포착됐다. 개별 안테나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기 위해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화하는 컴퓨팅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톰 랜덱커 캐나다 국가 연구위 연구원은 “지구에서 FRB를 관측함으로써 FRB가 만들어진 환경,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아직 현상을 완벽히 이해하고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지만 퍼즐의 조각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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