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10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의 인내심을 거듭 강조하면서 관망 기조를 공식화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 "지금은 인내하면서 탄력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망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기다리면서 지켜보자는(wait-and-watch)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를 가리키는 신호는 없다"며 과도한 경기둔화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지표는 탄탄하지만, 금융시장은 우려하고 있다"면서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스토리가 올해 어떻게 진행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특별히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고 통제 가능한 상황에서 인내하면서, 끈기 있고 주의 깊게 지켜볼 수 있다"면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통화정책을 빠르고 상당한 정도로 변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올해 두 차례 추가적인 인상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도 "사전에 정해진 계획은 없다. 올해 경제가 매우 좋게 움직인다는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대담에서 파월 의장이 '인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당시 연준 위원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여건이 마련됐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수뇌부 내에서 성급한 금리 인상보다는 당분간 경제 흐름을 지켜보자는 공감대가 폭넓게 마련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소한 5월까지는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새해초 이코노미스트 7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29명(39.7%)은 추가금리 인상 시점으로 '6월'을 꼽았다.
21명(28.7%)은 '3월'에, 8명(11.0%)은 '4월'에 각각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6명(8.2%)은 9월에야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