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 중국 수출액 4년째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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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로봇 중국 수출액이 4년째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한 수요 감소,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국 기업 보호 정책 등이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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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HS코드(무역거래 상품 코드)로 분류한 로봇 품목 18개의 대중 수출액 합계는 1억4343억달러(약 1604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1억4763억달러)보다 2.84% 감소하면서, 2015년부터 수출액이 지속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주요 로봇 수출국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8개 로봇 품목 중 12개 분야에서 중국이 국가별 수출액 1위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중국 수출이 줄면 로봇 업계 위축이 불가피한 셈이다.

전체 수출액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산업용 로봇(HS코드:8479-50-1000) 수출 감소세가 눈에 띈다. 2017년 2019만달러에서 지난해 580만달러로 71.27%나 줄었고, 기타 산업용 로봇 품목은 2016년 8993만달러에서 점차 줄어 5300만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로봇 수출이 2017년 660만달러에서 364.85% 증가한 3068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얼어붙은 중국 소비자 심리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심화하자 설비 투자가 줄고 로봇 수출까지 발목 잡힌 것이다.

전진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실장은 “지난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진 무역 분쟁의 영향도 분명히 있다”며 “중국이 서서히 파워 게임에서 밀리면서 경제 활력을 잃어가자 공장 자동화 투자 움직임도 줄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D램 값 하락 등으로 국내 세트 업체가 중국 내 설비 투자를 지연하면서 로봇 업계도 수주 공백을 겪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자국 로봇 보호 정책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 곽관웅 세종대학교 교수는 “ 중국 정부가 외국 제품이 초기에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방어막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로봇 업체가 많이 성장해 수출은 커녕 국내에서 중국 로봇을 도입해야 할 판”이라고도 말했다.

중국으로 로봇 수출이 녹록지 않자 국내 로봇 업계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있다. 전진우 정책실장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경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을 타깃으로 한 우리 정부의 남방정책에 맞춰 재작년부터 프로그램을 지속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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