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세 패턴을 새긴 금속 제품이나 부품을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다기능 표면 제품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강정진 뿌리산업기술연구소 박사팀이 금속 제품이나 부품을 성형하는 금형에 펨토초 레이저로 미세 패턴을 새기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미세 패턴은 물질 표면에 다양한 특수 기능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나노미터(㎚) 스케일 돌기가 육각형 형태로 배열된 미세 패턴은 빛 대부분을 반사 없이 흡수한다. 연잎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흘러내리는 것도 미세 패턴이 있어 가능하다.
예전부터 생산 제품에도 미세 패턴을 적용해 특수 기능을 부여하는 연구를 해 왔지만 양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세 패턴 가공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금형에 미세 패턴을 새겨서 제품이나 부품을 성형하면 손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금형은 고경질이어서 패턴 식각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로 고경질 금형에 미세 패턴을 새기는 기술을 개발, 문제를 해결했다. 펨토초 레이저는 펄스 간격이 1000조 분의 1초인 극초단 레이저다. 간격이 짧은 만큼 방출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경질 금형 식각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이 펨토초 레이저와 금형 표면 플라스몬(광자)이 상호 작용하면서 미세 패턴이 자발 생성되도록 했다. 이 경우 아주 미세한 패턴 식각이 가능해져서 700㎚ 크기의 미세 패턴 금형을 새길 수 있다. 현재 대량 생산이 용이한 '롤투롤' 장비에 이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강 박사는 “개발 기술은 미세 패턴 대량 생산을 이끌게 된다”면서 “양산화 기술이 완성되면 다양한 제품군에 기능성 미세 패턴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