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경제에서 가장 급한 현안은 역시 일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올해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함께 잘살자'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일자리 예산에 23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2018년도보다 22% 증가한 금액이다. 2017년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업무 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를 국정 목표 가운데 하나인 '더불어 잘사는 경제'의 추진 전략으로 삼고 7개 국정 과제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부 △사회 서비스 공공 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확충 △성별·연령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강화 △실직과 은퇴에 대비하는 일자리 안전망 강화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 산업 혁신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가계 부채 해소 △금융 산업 구조 선진화를 선정했다. 이를 실천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일자리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저성장을 극복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일자리에 주목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세계 추세다.
이제 지식재산의 국가 어젠다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고민해 볼 때가 됐다. 모방 불가능성이라는 경쟁력 요소를 통한 기업 성장 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에서도 지식재산이 그 중심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식재산은 4차 산업혁명 승자의 조건으로 지식재산을 강력히 보호하는 국가에 혁신이 생겨나고, 부가 창출될 것”이라고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의장도 얘기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은 각각 2012년과 2013년부터 지식재산권이 주도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 왔다. 인간의 지식 활동 결과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해 가치 창출에 활용하는 산업을 지식재산 집약 산업이라 한다. 지식에 기반을 둔 성과물을 특허, 디자인, 상표,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해 활용할 수 있게 진흥함으로써 부가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산업이다.
2016년 미국특허청(USPTO)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식재산 집약 산업은 미국 전체 고용의 18.3%, 국내총새생산(GDP)의 38.2%를 각각 창출하고 있다. 유럽특허청(EPO)·유럽지식재산청(EUIPO)도 지식재산집약 산업이 유럽연합(EU)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8%,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3%에 이르는 중요한 요소임을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도 전체 고용에서 29.1%, GDP의 43.1%가 창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임금 수준도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높다. 특허권 집약 산업의 1인당 월 평균 임금(419만원)은 지식재산 비집약 산업(235만원)보다 약 1.8배 높다. 또 지식재산 분야 채용 연계 교육 수료자의 74.7%(2015년 기준)가 취업에 성공하는 등 양질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거를 제시할 필요조차 없다.
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R&D) 및 지식재산 활동이 매출 및 부가 가치, 고용에 기여하는 긍정 효과를 검증한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식재산 집약 산업에 속하거나 지식재산 집약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매출 및 부가 가치 등 경영 성과가 더 좋았다. 특히 지식재산 집약 산업에 속한 기업이 특허권과 상표권을 많이 보유할수록 각각 매출과 부가 가치 성과가 좋은 결과를 보였다. 기업의 지속된 R&D 투자와 지식재산 활동은 매출과 부가 가치 증대는 물론 고용 창출을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제부터라도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 개발, 획득, 활용을 위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등 관련 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지식재산거래자유지역 지정을 통한 지식재산 거래 활성화와 금융 활동 연계 강화 및 관련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지식재산 관련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지식재산서비스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국가 핵심 어젠다화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지식재산 관련 산업 활성화를 통해 '더불어' 사는 경제뿐만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한 일자리 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권택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 tmkwon12@naver.com
-
권상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