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데세스-벤츠가 올해 마지막 달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수입차 업계 최초 연간 7만대 판매 달성이 유력하다. 최종 집계 이전이지만 신차를 중심으로 물량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지난해 1100여대 차이로 못 미쳤던 7만대 벽을 넘어설 전망이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벤츠는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6만4325대를 판매했다. 물량 부족과 신차 인증 지연 등의 여파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다. 벤츠는 신차 교체 시기와 맞물린 일시적 물량 부족을 겪은 올해 9월 1943대까지 판매가 줄었지만, 10월 6371대, 11월 7208대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본격 출고한 CLS와 이달 판매를 시작한 C클래스 등 신차를 중심으로 물량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달 판매 실적에 큰 이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이달 5675대 이상을 판매하면 수입차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7만대 달성이라는 신기록을 경신한다. 3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타이틀도 차지하게 된다.
올해 벤츠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중형 세단 E클래스로 3만2000여대가 팔렸다. 국산차인 한국지엠 스파크(3만여대)나 르노삼성차 QM6(2만8000여대)보다 높은 기록이다. 주력 세단 C클래스와 S클래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C도 모두 6000대 이상 팔려 판매를 견인했다.
수년간 수입차 왕좌를 두고 경쟁을 벌여온 BMW와 격차는 올해 더 커졌다. 연쇄 화재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BMW는 올해 1~11월 전년 동기 대비 9.9% 줄어든 4만756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수입차 시장 누적 점유율은 벤츠 26.7%, BMW 19.8% 수준이다.
업계는 벤츠를 비롯한 대다수 수입차 브랜드의 고른 약진으로 올해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대치인 26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6만대는 쌍용차·한국지엠·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3사 올해 1~11월 내수 판매 대수인 26만1918대와 맞먹는 수치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