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을 낮춘 신세계백화점의 VIP 전략이 젊은 고객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부터 5단계였던 VIP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의 VIP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400만원 구매시 VIP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신세계백화점의 VIP 전략은 2년차가 된 올해부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올해 11월말 기준 '레드' 등급의 VIP 고객 동향을 살펴보면 처음 도입됐던 2017년 2월 대비 고객수가 77% 신장하고 있으며 이 중 20~30대 고객 비중은 약 65%에 달한다.
'레드'를 제외한 상위 등급인 '블랙' 등급 부터 '트리니티' 등급까지의 20~30대 고객 비중이 약 30%인 것을 감안하면 레드 등급은 도입 후 2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다수의 새로운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한 셈이다.
'레드'를 준비한 신세계백화점 고객분석팀은 젊은 고객들이 명품잡화와 생활·가전은 품질이 보증된 백화점, 캐주얼 패션의류는 할인율이 높은 온라인쇼핑몰 등 각각 다른 유통 업태들의 장점을 택하는 쇼핑 성향을 분석해 '레드' 등급의 선정기준을 기존 연간 선정 방식과 더불어 분기별 실적을 바탕으로 한 2가지 선정기준을 추가해 총 3가지로 세분화 했다.
일반적인 VIP 제도가 전년도의 연간 실적을 바탕으로 선정, 혜택을 제공했다면 '레드'는 업계 최초로 고객들의 소비성향에 따른 맞춤 기준으로 다양화한 것이다.
실제 올해 각 기준별 고객 비중을 살펴보면 △연간 실적으로 선정된 고객은 11% △분기별 6회 구매 100만원 이상 기준은 42% △분기별 1회 구매 200만원 이상 기준은 47%로 분기별 기준에 따라 선정된 고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고객들은 분기별로 나눈 비교적 적은 구매금액으로 VIP 혜택을 받고 VIP 혜택을 지속 받기 위해 자연스레 백화점 쇼핑을 이어가 신세계백화점은 새로운 고정 VIP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신세계백화점이 기존의 연간 실적 기준만을 고집했다면 현재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 중 약 30%나 차지하고 있는 신규 레드 고객의 매출도 사라졌을 것이다.
'레드' 고객의 안착에 성공한 신세계백화점은 내년도 VIP 혜택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젊은 고객 확보와 더불어 백화점 전체 매출에도 기여도가 높은 '레드' 등급에 대한 혜택 강화에 초점을 맞춰 '레드' VIP 전용 특가상품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2030 고객이 많은 '레드' 등급의 특성을 활용해 화장품, 잡화 등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품목을 '레드' 고객들에게만 특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한 기존 VIP 문화혜택을 레드 등급까지 확대해 상위 VIP가 클래식 공연 중심이었다면 '레드'는 뮤지컬이나 미니콘서트 등 기존 VIP와는 차별적인 문화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젊은 VIP 고객들의 경우 구매력이 높아지는 40~50대가 되어서도 기존 혜택으로 익숙한 동일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다”며 “20·30 럭셔리 고객 선점은 곧 현재와 미래의 매출 둘다 확보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맞춤 전략으로 젊은 VIP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