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라는 새로운 동력에 힘입어 성장세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EV와 FCEV는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이 아닌 보완관계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5.3% 성장한 10만9602대로 사상 처음 10만대 고지를 돌파했다.
올해 국내 EV 시장은 3분기 환경부 1차 목표였던 2만대를 넘어섰고, 11월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적용된 2만8000대도 초과 달성했다. 이는 올해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자동차 '니로EV' 등 1회 충전으로 380㎞이상 주행이 가능한 4000만원대 SUV 형 EV가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EV 보조금을 4만2000대 규모로 책정해 추경까지 투입될 경우 사상 첫 5만대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FCEV는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넥쏘는 출시와 함께 사전계약 첫 날에만 733대가 계약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이월분에 추경까지 더해 확보한 보조금 예산(700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FCEV 보조금 규모를 4000대로 책정하고 현재 전국 15곳에 불과한 수소차 충전소를 80여곳까지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하고 전국에 310대의 수소차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교수는 “FCEV는 긴 주행거리 외에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저감에 큰 효과를 갖고 있고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FCEV 산업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종합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EV·FCEV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원년이라면, 내년 EV·FCEV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V와 FCEV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각기 다른 시장을 갖고 있다.
실제 EV는 최근 기술 발전으로 400㎞ 이상 주행이 가능해졌지만,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배터리와 충전 기술로는 무한정 주행거리를 늘리기에는 비용과 효율성, 안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FCEV다. FCEV는 약 5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고, 항속거리가 600㎞ 이상이다.
최영석 선문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EV와 FCEV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보완제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EV는 배터리 용량, 충전시간, 주행거리 등이 도심에 최적화 돼있고, FCEV는 장거리 주행이나 대형 상용차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