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은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큰 대표 융·복합산업 분야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미래핵심 성장동력산업이다. 최근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인간과 교감하며 인간활동을 돕는 전문서비스로봇에 대한 연구와 상용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내 유일 로봇기술 실용화 연구기관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원장 박철휴)이 기업과 공동 R&D로 전문서비스로봇 상용화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토대로 그동안 KIRO가 개발한 다양한 전문서비스로봇을 국내외 현장에 빠르게 확산시킬 계획이다.
터치검사기와 광학계측기 개발기업 두원테크는 KIRO와 공동연구로 최근 재활의료로봇(발목신장기)을 개발했다. 재활의료로봇 사업화를 위해 자회사 아이티를 설립했다. 발목신장기는 발목 재활영역 정형외과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뇌손상으로 인한 하지 경직으로 발목관절과 발의 변형이 온 환자 재활을 돕는 치료용 의료기기이다.
재활치료환자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은 제품이다. 해외수출을 위해 미국과 중국 현지 의료기기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티는 현재 KIRO 경북분원과 협력해 밭농사 방제용 농업서비스 로봇도 개발했다. 향후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수요 증가를 대비한 농업전문서비스로봇이다. 노봉천 아이티 대표는 “조만간 의료기기 인증 2단계를 획득하고, 국내 재활전문병원을 시작으로 요양병원 등 재활의료기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중청소 전문기업 로보스코리아는 KIRO와 지엠텍이 공동출자해 설립된 연구소기업이다. 현재 고위험 작업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무인화 로봇 개발과 로봇을 활용한 산업설비 유지관리가 전문분야다. 정수와 폐수처리시설, 산업용 침전조, 냉각탑, 인공저수조 등에 침전된 슬러지를 설비 가동중지 없이 청소하는 수중청소로봇을 개발했다. 지난 2년간 수중청소로봇 공급으로 5억8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로보스코리아는 KIRO에서 이전받은 청소로봇 기술을 활용, 국가 R&D사업도 수주했다. 이 사업으로 현재 청소로봇 성능 향상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을 진행하고 있다. 박찬혁 로보스코리아 대표는 “극한환경용 청소로봇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수중청소 준설 전문서비스분야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IRO는 이들 기업에 이전한 로봇기술 이외에 서비스로봇분야 다양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중청소로봇, 간호보조로봇, 상·하지재활로봇, 스마트휠체어 등 그동안 개발한 전문서비스로봇만 40여종이 넘는다. 로봇개발과 함께 취득한 국내외 특허는 100여건이며, 기업에 이전한 기술은 30여건에 달한다.
[인터뷰]박철휴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앞으로 전문분야 서비스로봇 수요가 크게 늘 것입니다. KIRO는 이에 대비해 그동안 전문서비스로봇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했고 현재 적지않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박철휴 KIRO 원장은 “전문서비스로봇은 로봇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하는 중소기업에 적합하다”면서 “향후 기업과 공동으로 로봇 소량을 공급할 수 있는 보급형 저가 로봇제품 개발과 국내외 마케팅지원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특히 “의료재활, 편의점 보조, 커피바리스타 등 생활지향형 로봇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동안 쌓은 전문서비스로봇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생활밀착형 로봇개발에 접목할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5년 사이에 KIRO 연구인력이 50명에서 90명으로 늘었고, 연구동 신설과 로봇관련 국가과제 수주 등으로 인해 앞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서비스로봇 개발 필수기술인 인공지능(AI)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서울에 소규모 랩(Lab)를 설치하는 등 생활지향형 로봇개발 연구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지난 10년간 개발한 로봇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지역로봇산업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