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이 올해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제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이 부정적으로 내다보았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 62%는 올해 살림살이가 작년에 비해 나빠졌다고 느꼈다. 반면 전년대비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응답은 10.8%에 불과했다. 이는 한경연이 지난 4월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와 비교할 때 국민들의 민생경제 체감도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8개월 사이에 작년 대비 '비슷하다', '나아졌다'는 평가는 각각 25.1%포인트, 8.1%포인트 감소한 반면, 나빠졌다는 평가는 33.2%포인트 급증했다.
올해 겪은 어려움(불안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문항에서는 '물가상승(26.3%)'을 꼽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소득 정체(21.0%)'가 뒤를 이었다. 지난 4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식료품/외식비 등 물가상승(65%)'과 '소득정체(44.5%)'를 꼽아, 국민들의 불안요인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2개월 연속 2%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3분기 가계동향조사의 소득분배 배율이 5.52배로 역대 최고치(2007년 3월)와 동률을 이루는 등 저소득층의 소득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국민 70.9%가 내년도 경제 전망이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비율은 11.4%에 그쳤다. 특히 연령별로 20대·50대와 전업주부· 농축수산업·자영업에서 부정적 전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내년도 우리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는 '경제성장률 저하(23.5%)'와 '가계부채 증가(22.1%)'를 각각 1,2위로 꼽았으며, '민간소비 부진(12.5%)'과 '정부부채 증가 및 재정건전성 약화(11.1%)'가 그 뒤를 이었다.
한경연 측은 “IMF와 OECD가 기존 2.9%, 3.0%였던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반기 들어 각각 2.6%, 2.8%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가계부채가 지난 2013년 1000조원을 돌파한지 5년 만인 올해 3분기에 1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계소득 대비 빠른 빚 증가속도가 금리인상기에도 여전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국민들은 내년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26.3%)'을 첫 번째로 꼽았고, '물가를 안정(23.6%)'시켜달라는 응답이 두 번째였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할 정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전폭적인 규제개혁(25.2%)',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20.5%)', '노동유연성 확대(16.7%)'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이 내년에 주력해야 할 분야로는 '신사업개발 등 투자확대(26.4%)' 와 '고용 확대(26.3%)'의 비중이 높았다. 올 한해 경제성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투자 침체를 드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고, 취업자 수 증가가 연초 30만 명 수준에서 10개월째 10만 명대로 내려앉아 경제에 큰 충격을 준 것을 볼 때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올해 하반기 들어 국민의 경제 체감도가 급랭했는데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내년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제고를 위해 투자활성화와 노동유연성 확대를 위한 규제개혁 정책으로 물꼬를 트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