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 최근 이슈는 쿠팡이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20억달러(약 2조2570억원)를 유치한 건이다. 2015년 10억달러 투자에 이어 3년 5개월여 만에 2배 많은 추가 투자금을 확보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그동안 일반 투자자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잇달아 투자하며 무모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받았다. 그의 연 수익률은 40%를 웃돈다.
손 회장은 지난달 5일 열린 소프트뱅크 분기 결산 설명회에서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으로 소개했다. 쿠팡이 인공지능(AI) 경쟁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e커머스 시장에서 성장한 쿠팡을 더 강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쿠팡에 대한 소프트뱅크 추가 투자를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손 회장이 수년째 수천억원대 적자를 거듭하는 쿠팡에 '산소 호흡기'를 달아준 것뿐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은 장기 비전을 중요시하는 경영자다.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로 보지 않는다. 기술 경쟁력으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알리바바, 우버, 디디추싱, 그랩, 올라캡스 등 손 회장이 투자한 기업은 현재 세계 각지에서 최고 업체로 부상했다.
쿠팡은 그동안 '로켓배송'을 무기로 한국 e커머스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 가격·상품을 중시했던 시장에서 '배송'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우위를 점했다. 최근에는 일반인이 배송에 참여하는 '쿠팡 플렉스', 새벽에 신선식품을 전달하는 '쿠팡프레시', 공유물류 서비스 '쿠팡이츠' 등 신개념 서비스를 출시하며 '퍼스트 무버'로서 입지를 다졌다.
쿠팡은 투자금을 데이터, 물류, 결제 플랫폼 고도화에 투입한다. 경쟁사 동향만 체크하고 제품 가격 경쟁만하는 것보다는 시장에 충격을 주려는 쿠팡의 시도는 매력적이다. 손 회장 선택을 받은 쿠팡이 e커머스 시장에서 또 다른 파격과 혁신을 보여줄지.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