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내년 기내 와이파이 '뜬다'

대한항공이 새해 항공기 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내 와이파이 도입 검토 13년 만이다.

10일 항공·위성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 기종에 안테나 등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장비를 탑재하는 레트로피트(retrofit)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일부 기술 검토를 마치고 제안 검토에 착수한다. 레트로피트는 기계에 없던 부품을 새로 장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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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무원과 보잉 787-9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업계는 대한항공이 최근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합작한 뒤 고객에게 동일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와이파이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지난달 'AWS 리인벤트 2018' 참관 차 미국을 찾은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CIO·전무)은 “내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위성통신(IFC) 방식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내 와이파이는 지상기지국 또는 IFC 인프라를 선택, 활용한다. 지상기지국은 육지 경유에만 사용한다. 국제선 와이파이 인프라로 부적합하다.

대한항공과 위성사업자, 항공 와이파이 솔루션 회사 간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위성사업자 KT SAT과 협업할 가능성이 짙다. KT SAT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와 위성 서비스 기반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위성사업자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저가항공사(LCC)는 단거리 노선 운영으로 서비스 수요가 크지 않아 대한항공과 협업할 공산이 크다.

와이파이 솔루션은 해외업체와 손잡아야 한다. 기내 와이파이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없다. 미국 최대 기내 와이파이 업체 '고고'가 꼽힌다. 델타항공이 고고와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데다 또 다른 대형 기내 와이파이 업체 파나소닉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과 협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과 협업관계에 있지만 아시아나항공과 경쟁 등을 고려하면 고고와 협업 가능성이 점쳐진다”면서 “레트로피트 추진 외에도 바로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한 기종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장 CIO는 “보유 기종에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과 와이파이 장비가 탑재돼 있는 신형 비행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항공기에는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위해 위성 신호를 받는 안테나가 들어간다. 실제 대한항공은 새해 B737맥스 기체를 6대 들여올 계획이다. 에어버스 A321네오 등 추가 기체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서비스 도입 시기는 새해 4월 델타항공 JV와 복항하는 인천-미국 보스턴 노선 B787-9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델타항공과 차별 없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다. 단 시간이 변수다. 와이파이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도입 시기는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초부터 운항을 시작한 CS300 기체에서 와이파이는 결제와 기내 엔터테인먼트 전용으로, 인터넷 접속은 안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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