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간접고용근로자 정규직 전환 더뎌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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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근로자 정규직 전환율이 더디다.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지 두 해가 다 되도록 대다수 출연연이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했다. 출연연 안팎에서 일방적 전환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연 등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출연연구소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현재 0.3%에 불과하다.

NST 산하 25개 출연연 파견·용역 근무자 가운데 전환 대상자는 총 2739명이다. 김치연구소, 녹색기술센터가 총 9명을 전환하는데 그쳤다. 규모가 큰 대다수 출연연은 간접고용근로자 전환 계획을 주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현재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 전환율이 70%를 웃도는 것과 대조적이다. 출연연이 당초 구상한 전환 방식을 두고 노조는 물론 정부까지 반대하면서 간접고용근로자 정규직 전환 과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대다수 출연연은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원했지만 노조 반발이 극심하다. 정부 또한 출연연 구조상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에게 이달 초까지 간접고용근로자 전환 계획을 수립, 제출할 것으로 요구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간접고용근로자 전환 계획 수립을 요구한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진척이 없는 상황으로 출연연과 호흡을 맞춰가며 전환 계획 수립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연연 안팎에서는 전환 계획 수립에 난색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 전환에 상당 시간, 인력이 투입된 상황에서 간접 부문의 대규모 전환을 일시에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출연연 관계자는 “간접 고용 부문 전환은 출연연 특성상 인건비 등 고려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일방적 전환은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자회사 설립 등 출연연 요구 사안에 대한 논의 없이 직접 고용만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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