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토종 희귀 미생물을 이용해 새로운 항말라리아 물질을 발굴했다. 기존 치료 물질에 내성을 가진 말라리아원충에 특화돼 향후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산하 항암물질연구단(단장 안종석) 연구팀이 울릉도 토양에 서식하는 희귀 '방선균'을 분리·배양해 새로운 화학골격을 가지는 항말라리아 화합물을 만들었다고 6일 밝혔다.
방선균은 저분자 화합물을 생산하는 균으로 지난 수십 년간 주요 신약개발 생물자원으로 쓰였다. 그동안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방선균을 찾아내, 분리·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제껏 활용되지 않은 울릉도 토양샘플에서 200여종에 달하는 방선균을 얻었다. 기존보다 두 배 긴 6주 동안 배양기간을 거쳐, '카테누리스포로라이드'로 명명한 네 종류의 화합물을 발굴했다.
카테누리스포로라이드 화합물은 말라리아 유발 인자인 말라리아원충에 대응하는 '저해활성' 물질이다. 저해활성은 특정 세포나 인자의 역할을 막는다는 의미다. 질병에 대해서는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보인다.
다양한 말라리아원충에 모두 저해활성을 보였는데, 특히 기존 치료물질인 '클로로퀸' 저항성 원충에 두 배 수준의 저해활성을 나타냈다. 클로로퀸은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말라리아 치료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활용해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활성 성능을 높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제약회사와 접촉할 방침이다.
관련 특허로는 국내 한 건을 등록했고, 추가 한 건을 출원한 상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