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배터리 제조사 LG화학과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 중국과 일본 업체 공세에 밀려 세계 시장 점유율이 작년 대비 하락했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파나소닉이 1위를 지킨 가운데, 2, 3, 5위는 각각 CATL과 BYD, AESC가 차지했다.
이 기간 세계 전기차용으로 출하된 배터리 총량은 64.8기가와트시(GWh)로 작년 동기 대비 80.8% 급증했다.
LG화학 출하량은 5.2GWh로 작년 동기 대비 38.6%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순위가 전년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삼성SDI도 출하량이 2.3GWh로 21.4% 증가했지만 순위가 작년 동기 5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LG화학과 삼성SDI 출하량 증가는 각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 판매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현대차 코나EV, 재규어 아이페이스, 오펠 암페라-e 등으로 출하량이 증가하고,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BMW 530e 등에 판매량을 늘렸다.
그럼에도 점유율 순위가 하락한 것은 CATL과 BYD, 파라시스, 리센 등 중국 제조사가 세 자릿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0월 전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9.8GWh로 작년 동월 대비 96.3% 증가했다. 파나소닉과 BYD, 파라시스, 리센, 구오쏸 등 중국과 일본 업체가 강세를 보인 반면에 LG화학은 작년 동월보다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고 삼성SDI는 순위가 네 계단 내려갔다. 삼성SDI 배터리 탑재 모델 중 BMW i3와 폭스바겐 파사트 GTE 등 판매량이 감소하며 출하량에 영향을 미쳤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가 톱10 절반을 차지하며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본 파나소닉도 테슬라 모델3 판매 급증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반면에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과 일본 업체 입지가 확대되면서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